제주항공과 진에어가 내년에 해외항공사와 협력해 장거리노선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한다.
제주항공은 밸류얼라이언스, 진에어는 인터라인의 노선을 각각 활용해 장거리노선 운영효과를 보며 경쟁력을 강화한다.
◆ 제주항공, 밸류얼라이언스 통해 장거리노선 확대
제주항공 관계자는 7일 “내년 초부터 밸류얼라이언스를 활용해 제주항공노선과 연계하면서 장거리노선을 운영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밸류얼라이언스를 활용하면 제주항공은 이론적으로 아프리카와 인도, 호주 등까지 취항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
|
|
▲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왼쪽)과 조원태 진에어 대표이사. |
밸류얼라이언스는 제주항공을 포함해 세부퍼시픽, 타이거에어싱가포르, 타이거에어오스트레일리아 등 아시아와 태평양, 호주의 저비용항공사 8곳이 참여한 항공동맹이다. 밸류얼라이언스는 세계 최초의 저비용항공사의 항공동맹이다.
저비용항공사 8곳이 총 176대의 항공기로 160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는 만큼 제주항공은 밸류얼라이언스를 통해 장거리노선 이용객과 해외 탑승객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고객이 제주항공을 이용하면 비행기를 환승해 저렴한 가격으로 장거리노선 취항지를 여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라며 “장거리노선 고객뿐 아니라 해외고객까지 폭넓게 수용하며 브랜드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밸류얼라이언스 항공사와 에어블랙박스(Air Black Box)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에어블랙박스는 8개 항공사의 노선과 운임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호주로 가려는 탑승객의 경우 제주항공의 단거리노선으로 싱가포르에 간 뒤 밸류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의 여객기로 환승해 호주에 갈 수 있다. 이 경우 탑승객이 제주항공의 단거리노선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제주항공의 단거리노선 매출도 늘어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이런 항공동맹 전략을 통해 중대형항공기를 들여오지 않고도 장거리노선을 운영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제주항공은 좌석수가 190여 개 정도인 B737-800기종의 항공기만 보유하고 있다. 조종사 훈련비와 정비비를 줄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항공동맹을 두고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밸류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항공사가 늘어날수록 취항지가 늘어나 시너지효과가 커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밸류얼라이언스에서 한 항공사가 이탈할 경우 운영노선 여러 개가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며 “밸류얼라이언스가 워낙 초기단계인 만큼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고 가입비 등의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진에어, 인터라인 활용해 장단거리 ‘양면작전’
진에어는 젯스타그룹과 인터라인 계약을 맺는 한편 장거리노선을 직접 운영하며 양면작전을 펼치고 있다. 인터라인은 다른항공사가 운영하는 노선을 자신의 운영노선과 연결해서 묶어 파는 제휴형태를 말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초에는 젯스타그룹과 인터라인 여행상품을 판매할 것”이라며 “이론적으로는 호주 등 장거리노선 취항지까지 운항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젯스타그룹과 인터라인 계약을 맺고 내년초부터 젯스타그룹 운영노선을 활용하기로 했다. 젯스타그룹은 젯스타와 젯스타아시아, 젯스타재팬, 젯스타퍼시픽 등 젯스타그룹과 계열사 관계인 항공사 4곳이 소속된 기업으로 150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진에어는 진에어의 노선을 젯스타그룹의 노선과 연결해 호주 등 장거리노선 취항지까지 운항영역을 넓히려고 한다. 진에어 인터라인의 기대효과는 제주항공의 밸류얼라이언스와 비슷하지만 특정항공사가 중도 이탈할 가능성이 낮고 가입비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진에어의 인터라인은 다른 항공사와 연합해 취항지를 빠르게 늘릴 수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진에어는 장거리노선을 직접 취항하는 전략도 펴고 있다. 대형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주항공과 달리 진에어는 이미 좌석규모 390석 정도의 장거리용 대형항공기 4대를 운용하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하와이 호놀룰루에 직접 취항하고 있다”며 “올해 12월부터 호주 케언스 노선을 단독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장거리노선 취항지까지 운항영역을 확대하는 데 따라 저비용항공사 1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해 3분기까지 근소한 차이로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매출규모 1위와 2위에 각각 올랐다. 제주항공은 3분기 누적매출 5569억 원, 진에어는 5447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