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프라이빗에쿼티이가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를 수렁에 빠드린 LG실트론 지분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KTB프라이빗에쿼티는 보고펀드와 함께 LG실트론 지분을 보유중이다.
KTB프라이빗에쿼티는 왜 LG실트론 지분 인수를 검토하는 것일까? 보고펀드의 전철을 밟지 않고 투자금 회수에 성공할 자신감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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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용 KTB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 부회장 |
사모펀드 KTB프라이빗에쿼티가 보고펀드의 LG실트론 지분(29.4%)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내 보험사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보고펀드의 LG실트론 인수금융에 대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고 담보 처분권 행사를 통해 지분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KTB프라이빗에쿼티는 2007년 보고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부그룹으로부터 LG실트론 지분 49%를 사들였다. 당시 KTB프라이빗에쿼티와 보고펀드는 LG실트론 지분을 각각 19.6%, 29.4%씩 나눴다.
보고펀드가 LG실트론 투자금 회수에 실패하면서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보고펀드는 이번 투자실패로 변양호 전 대표가 사퇴하고 LG그룹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러나 KTB프라이빗에쿼티는 LG실트론에 대한 투자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KTB프라이빗에쿼티도 LG실트론 투자에 나서면서 보고펀드처럼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조달했다. 투자금 회수 시기가 늦춰지면서 만기를 연장하고 있는 KTB프라이빗에쿼티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그런데도 KTB프라이빗에쿼티가 LG실트론 투자확대를 검토하는 이유는 LG실트론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관측한다.
KTB프라이빗에쿼티 관계자는 “LG실트론의 기업가치가 현재는 저점이지만 곧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보고펀드 몫이었던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LG실트론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LG실트론은 반도체 주 원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게 LG실트론 지분 인수는 LG그룹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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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 |
LG실트론 지분매각을 추진중인 채권단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 달 중순이면 주관사 선정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오는 10월말이나 11월 초 매각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LG실트론 지분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은 LG실트론 지분을 빨리 매각하기보다 기업가치가 정상화 궤도에 오른 시점에서 제값에 팔기를 원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장 매각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일단 준비절차를 진행하려고 주관사 선정에 나서는 것이며 기회가 생겼을 때 매각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