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과 배당확대 등을 내놓자 외신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삼성전자가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투자자의 요구에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며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대규모 개선책을 내놓는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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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현금배당을 확대하고 이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인적분할과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엘리엇매니지먼트가 10월 공식적으로 제안한 이런 내용들을 삼성전자가 대부분 받아들이며 이재용 부회장 시대에서 개방적인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엘리엇매니지먼트 계열사 블레이크캐피탈과 포터캐피탈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은 건설적인 첫 걸음”이라며 “의미있는 변화를 기대하며 삼성과 협력을 기대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주주정책 규모는 엘리엇매니지먼트 측이 요구했던 30조 원의 특별배당 등에 미치지 않지만 향후 지속적인 주주환원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약속하자 지지를 보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의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삼성그룹이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크다.
로이터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에서 소액주주들이 혜택을 입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이런 단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헨더슨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결국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목적이겠지만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주주들도 혜택을 입는다면 반대할 이유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내놓은 주주정책 개선안을 실제로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현재 안고 있는 여러 악재들도 해소해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을 얻은 뒤 최순실씨 모녀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스마트폰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발화사고의 원인을 확실하게 밝혀내고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의 이미지는 정치적 스캔들과 갤럭시노트7 사태로 크게 악화한 상황”이라며 “이런 문제가 해결되며 꾸준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정책 변화는 갤럭시노트7 단종 등으로 악화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기업가치 평가에 불확실성을 일부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