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당분간 상장작업을 재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을 둘러싼 경영투명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으나 상장 일보 직전에서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나서면서 좌절됐는데 이번에 박근혜 게이트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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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25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이 롯데그룹 면세점 특허 로비의혹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호텔롯데가 이른 시일 안에 기업공개를 다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24일 롯데그룹과 관세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이 2월에 박 대통령과 독대하고 호텔롯데 등이 미르 K스포츠에 거액을 출연한 점과 정부가 시내면세점 특허를 늘인 점의 연관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수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 시내면세점을 둘러싼 의혹을 놓고 전면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특검수사에서도 이런 의혹들이 다뤄질 가능성 있다.
검찰의 박근혜 게이트 수사가 시내면세점 특허로 향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신동빈 회장은 10월에 롯데그룹 경영혁신안을 발표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조속히 재추진 하겠다”며 “주주구성을 다양화해 글로벌 기업의 토대를 마련하고 호텔과 면세사업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해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게이트로 상황이 변하면서 상장을 다시 추진하기에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게이트에 롯데면세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월드타워면세점 재탈환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라 기업공개에 나선다고 해도 공모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에서 면세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92.34%를 차지했다. 면세점 실적이 곧 호텔롯데의 실적인 셈이다.
롯데면세점이 면세점사업을 더 키우려면 월드타워 면세점 재탈환이 필요하다. 월드타워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6112억 원을 거뒀다. 2014년보다 26.79% 늘어나 국내 면세점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현재 상황에서는 상장을 추진해도 롯데그룹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힘든 만큼 신 회장이 검찰수사 흐름을 지켜보면서 호텔롯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단계는 아니다”며 “지금은 상장 주관사들과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다시 추진하려면 상장예비심사 통과 등의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