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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영욕 함께 한 미래전략실, 또 이름 바뀔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11-23 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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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영욕 함께 한 미래전략실, 또 이름 바뀔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이 지난해 11월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곳이다.

삼성 성공신화가 이어지는 동안 우여곡절 속에 이름이 바뀌었으나 총수를 보좌하고 계열사를 총지휘 및 감독하는 사령탑으로서 역할은 바뀌지 않고 있다.

23일 삼성미래전략실이 11월 들어 2차례나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역할과 위상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2010년 말 부활된 그룹 컨트롤타워다. 이건희 회장 직속인 기구로 계열사들의 주요 경영현안은 물론 사장단 인사 등을 주도하는 등 위상이 절대적이다.

현재 전략 1·2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커뮤니케이션팀, 준법경영팀, 금융지원팀 등 8개팀 체제로 150여명 정도로 조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원 가운데 삼성전자 소속이 대부분이고 각 계열사로부터 파견형태로 근무한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말 조직개편이 이뤄졌고 올해는 축소 또는 폐지설이 나돌기도 했다. 특히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미래전략실이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그룹 내부에서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이 박근혜 게이트 의혹 수사에서 미래전략실 압수수색을 두차례나 실시하는 것을 보면 그룹 전체를 이끄는 수뇌부로서 위상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실은 이병철 창업주 시절 비서실(1959∼1998년)이었다가 이건희 회장 대에 이르러 구조조정본부(1998∼2006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을 거쳐 명칭이 바뀌었다.

초창기 ‘비서실’이란 소박한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총수를 보좌하는 참모조직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 다른 재벌그룹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확대되고 위상이 커지면서 명실상부한 그룹 컨트롤타워로 탄생한 것은 1990년대 외환위기를 전후해서다. 

국내 주요 재벌그룹들은 문어발식 사업확대에 나서면서 계열사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났다. 그러나 부도기업이 늘어나는 등 경제상황이 악화하자 사업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계열사간 이해관계를 조정할 조직이 필요해졌다.

2000년을 전후해 여러 그룹에서 구조조정본부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막강해진 위상만큼이나 부작용도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3년 “구조본은 법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기구이면서도 계열사들에 지시를 내리고 경영에 간섭한다”며 해체를 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LG그룹은 2003년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가장 먼저 구조본의 해체를 선언했고 이어 SK그룹과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그룹은 비교적 늦은 2006년 구조본을 해체하고 전략기획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룹 내 컨트롤타워는 명맥이 대부분 유지된 것이다.

총수 일가가 비리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마다 해체한다고 발표해놓고 실제로 간판만 바꿔단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삼성 영욕 함께 한 미래전략실, 또 이름 바뀔까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그룹은 2008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및 주요 사장단이 불법 경영권 승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되자 구조조정본부의 후신인 전략기획실을 해체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인 2010년 미래전략실이 다시 만들어졌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위상이 막강하다보니 승진을 위한 필수코스라는 인식이 강하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삼성그룹 59개 계열사 CEO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외국인 대표를 제외하면 61명인데 이들 가운데 6명 중 한명 꼴로 과거 미래전략실(비서실 등 전신 포함) 근무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사장은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를 모두 거쳤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분 사장은 1990년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에서 5년 동안 근무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역시 비서실 전략1팀 부장으로 6년 동안 재임했다.

이밖에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차영수 삼성선물 사장 등이 비서실이나 구조조정본부 등을 거쳐 계열사 사장에 오른 인사들이다.

명칭이 어떻게 바뀌었든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은 명실공히 오너를 제외하고 ‘넘버2’로 통한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12월 회장에 취임한 뒤 25년 동안 모두 7명이 실장 자리를 거쳤다.
 
이병철 창업주 때 명칭인 비서실장에 임명된 소병해 실장을 시작으로 이수원 실장, 이수빈 실장(현 삼성생명 회장), 현명관 실장까지가 비서실, 이학수 실장은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 김순택 최지성 실장은 미래전략실 실장으로 이어졌다.

현명관 전 실장은 마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박근혜 게이트에 휘말려 연임에 실패했다. 이학수 실장은 10년 넘게 2인자 자리를 지켰으며 최지성 실장은 5년째 미래전략실 수장을 맡고 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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