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굳건한 지배력을 지켜내며 고성능 스마트폰의 수요증가에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현지업체들에 밀려 점유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 인도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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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2일 “삼성전자는 아시아지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흥행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저가 라인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22%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같은 기간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성적이다.
스마트폰 신규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중국에 이은 글로벌 2위 스마트폰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 삼성전자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점이 이런 성과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CMR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24.6%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2위 레노버(10.4%), 3위 마이크로맥스(7.5%)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인도 4G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더 높은 32.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4G 통신규격의 보급확대로 발생하는 신규수요의 대부분을 삼성전자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MR은 “통신기술 발달과 고사양 스마트폰의 수요증가로 인도 소비자들은 신뢰도가 높은 삼성전자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며 “고가 스마트폰의 비중이 점차 늘며 삼성전자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2014년까지 점유율 1위를 기록했는데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와 비보 등 현지업체들의 빠른 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며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은 시장규모가 크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어 삼성전자가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조건을 갖춘 인도시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과 단종이라는 최악의 국면을 맞으며 미국 등 주력시장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흥행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을 맞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시장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인도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확보한 성과로 중국업체들의 시장진입을 방어할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는 해외에서 생산한 스마트폰에 13.5%의 높은 관세를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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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9월15일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났다. |
CMR은 “인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66%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라며 “삼성전자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성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3400억 원을 투자해 인도의 스마트폰 생산공장 규모를 두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9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직접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진 것이다.
삼성전자가 인도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현지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사업에서 충분히 실적개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보급형인 갤럭시J시리즈가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대표상품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며 “견조한 시장성장세가 지속되며 삼성전자의 높은 지배력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