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들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한발 앞서 할인공세를 펼치며 직구족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할인폭과 할인대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의류 중심으로 재고떨이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1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블랙프라이데이보다 앞서 세일행사를 하고 있다. 국내의 미국 직구 수요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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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12월7일 인천 특송화물보세창고에 블랙프라이데이관련 제품들이 분류되고 있다. <뉴시스> |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상점들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정도로 대규모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기에 ‘블랙’이라는 말이 붙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25일인데 백화점들은 17일부터 세일에 돌입했다.
AK플라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직구족 눈길을 돌리기 위해 최대 90% 할인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AK플라자는 11월17일부터 12월4일까지 ‘AK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열고 있다. 남녀의류, 스포츠·아웃도어, 핸드백, 구두, 주얼리, 가정용품 등의 상품군을 기본 10~30% 세일한다. 각 브랜드 매장에서는 검정색 ‘블랙프라이스’ 마크가 붙어있는 상품을 정가보다 최대 90%까지 할인판매한다.
롯데백화점도 같은 기간에 ‘러블리 겨울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총 78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최대 80% 할인하고 있다. 1500억 원 규모로 아우터 100만점을 준비해 ‘대한민국 넘버원 아우터 페어’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에 해외 유명 브랜드를 비롯해 가을 겨울 상품을 정가보다 10~30% 세일해 판매하기로 했다. 세일에 참여한 브랜드는 700여개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방한상품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약 800억원 규모로 아우터를 준비해 ‘윈터 스페셜 아이템’ 기획전을 열었다.
백화점이 이번 세일을 통해 직구족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직구족이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리는 이유는 명품의류나 고가 전자제품 등을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백화점들은 아우터 등 철지난 의류 재고품목을 중점으로 할인한다. 보통 할인율이 10~30%이며 특정상품만 최대 80%~90% 할인하고 있다.
해외 배송대행업체 몰테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에는 국내 직구족의 전자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 2014년보다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태블릿PC, 컴퓨터 소모품 등의 소형가전의 수요가 많이 늘었다.
백화점들은 정부가 주도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 세일페스타에서도 대대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쳤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략 5% 정도로 매출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페스타 때도 백화점들이 패션상품 위주의 정기세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번 세일도 재고떨이 성격이 강해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