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뒤 중국과 무역정책을 두고 적대적인 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커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출혈경쟁을 그만두고 미국시장에 주력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지 주목된다.
16일 외신을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오른 뒤 미국과 중국정부가 스마트폰사업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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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중국 국영신문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가 중국과 미국의 무역관계를 악화시킨다면 중국정부가 애플 아이폰의 판매를 금지하는 강도높은 정책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환율조작으로 미국과 무역에서 불공정한 이득을 얻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중국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제품에 4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트럼프 정부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최근 글로벌 시장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미국 진출도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언론은 16일 “소비자들이 아이폰에 품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보도를, 미국 언론은 “중국 스마트폰업체가 미국 사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해 중국으로 보내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미국과 중국이 스마트폰사업을 두고 점점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정부는 이미 애플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 사용을 금지했다. 대립이 점점 격화되며 추가적인 조치로 판매금지까지 내놓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파악된다.
중국업체들은 미국 진출이 어려워질 경우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내수시장에서 더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출혈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업황이 더 악화되는 것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예전과 같은 입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판매금지될 경우 낮은 가격에 고성능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는 중국업체들이 신제품 출시에 더 역량을 쏟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빈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중국업체들과 맞대결을 위해 수익성을 포기하며 출혈경쟁할 이유가 없어질 수 있다. 중국에서만 고성능 제품을 낮은 가격에 내놓을 경우 글로벌 소비자에 차별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앞으로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분기 기준 애플은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점유율 2위를 기록했는데 ZTE와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이 미국 진출을 확대해 위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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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
그런데 트럼프 정부가 높은 관세를 물리게 되면 중국에서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하는 아이폰의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마찰이 빚어지면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미국 공략이 여의치 않게 된다.
삼성전자로서는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아이폰과 맞설 수 있는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트럼프 정부에서 이런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에 대비해 삼성전자가 미국시장에 더욱 집중하고 중국시장에서 출혈경쟁에서 벗어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트럼프가 유세기간에 아이폰의 불매운동을 벌이며 스마트폰을 삼성전자 제품으로 바꾼 일화는 유명하다.
스트레이츠타임즈는 “트럼프가 취임 후 중국 생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긴다면 삼성전자는 큰 기회를 잡는 셈”이라면서도 “아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변화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