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기업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한 최연소 임원은 설호지(38) 현대차 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 이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가신인 설영흥 전 부회장의 아들이다. 설 이사가 아버지처럼 대를 이어 정의선 부회장 시대를 뒷받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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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영흥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
14일 CEO스코어가 발표한 대기업 임원 현황을 보면 10대 기업 가운데 오너 일가를 제외한 최연소 임원은 설호지 현대차 이사였다.
설 이사는 38세로 김도현 삼성전자 상무대우와 민구 한화 상무, 김민규 CJE&M 상무(이상 39세)보다 젊다.
현대차 임원의 평균연령은 53.8세로 10대 기업 전체임원 평균 52.5세보다 많은 편이다. 그런데도 설 이사는 평균보다 15세나 젊다. 설 이사의 입사동기들은 현재 대부분 과장~차장급이다.
설 이사가 오너 일가도 아니면서 이례적으로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버지 설영흥 전 현대차 부회장의 후광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설 전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현대차의 중국사업에 10년 이상 깊이 관여해 왔다. 그는 화교 2세로 중국 내에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현대차의 중국사업을 이끌어 왔다. 설 전 부회장은 중국에서 현재의 현대차 위상을 세우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설 전 부회장에 대한 정 회장의 신뢰는 그 어떤 가신들보다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고위 인사는 “정 회장이 중국사업의 모든 것을 설 부회장에게 일임할 정도”라며 “고용인과 피고용인을 넘어서는 관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설 전 부회장에 대한 정 회장의 이런 신뢰가 설 전 부회장의 아들인 설 이사의 파격적 승진을 이끌어냈다는 게 현대차 안팎의 관측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과장 연차에 임원이 된 것은 설 부회장의 역할을 정 회장이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이사는 입사 8년만인 2011년 부장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해 35세의 나이로 처음 임원이 됐다. 설 이사는 지난해 말 2년 만에 이사대우에서 이사로 승진했다.
설 전 부회장은 지난 4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현대차는 후진을 위한 용퇴라고 설명했지만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중칭공장 설립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설 전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를 앞두고 자연스럽게 정 회장의 가신그룹들이 물러나는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경우라면 정 회장과 설 전 부회장의 관계가 정 부회장과 설 이사가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 이사가 정의선 부회장 체제에서 현대차의 중국사업에 깊이 관여하며 아버지 설 전 부회장이 현대차에서 맡았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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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민 대한항공 전문 |
오너 일가를 포함한 최연소 임원은 조현민(31) 대한항공 전무가 꼽혔다.
조 전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로,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및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진에어 등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한진그룹의 부동산 매매 임대와 건물관리 등을 하는 정석기업의 대표이사로 지난 2월 선임됐다. 정석기업은 연 매출이 400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