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추진중인 구조조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목표에 훨씬 미달한데다 구조조정을 놓고 사내반발도 거세게 나오고 있다.
윤 사장은 구조조정 후 현대증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각입찰도 두 달이나 미뤄놓았는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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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
13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받은 결과 약 2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신청자 수는 정규직 2378명 중의 10% 정도다.
이는 현대증권이 애초 목표로 설정한 600명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숫자다.
현대증권은 외부 컨설팅회사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은 결과 매년 1천억 원 이상의 비용절감이 필요하며 최소 500명 이상 규모의 희망퇴직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제시받았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낮은 이유는 희망퇴직 위로금이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희망퇴직금으로 25년 이상 근속자에게 12개월 치 급여를 제공하고 15년 미만 근속자에게 10개월치 급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삼성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이 근속연수에 따라 10개월에서 최대 35개월치의 월급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현대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 전반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동열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회사의 구조조정안은 역대 최악"이라며 "회사가 내놓은 구조조정안을 백지화하고 다시 교섭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희망퇴직도 노사간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됐다.
윤경은 사장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목표에 미달할 경우 경영상 해고를 감행하겠다고 이미 밝혀놓았다. 이에 대해 노조는 회사가 강제로 인력감축을 할 경우 법적 투쟁과 함께 전면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실적이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현대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245억7600만 원을 냈고 올해 들어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17억4800만 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2012년부터 계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전체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
이번 구조조정은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매물로 내놓은 뒤 몸값을 올려야 하는 측면도 감안됐다.
현대증권은 애초 8월 말 매각입찰이 진행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매각 가치를 높여 더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하고 매각입찰은 구조조정이 끝나는 오는 10월 말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