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회사들이 도널드 존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수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트럼프는 의약품 가격에 대해 자유경쟁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당선은 신약개발기업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관련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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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트럼프는 다른 산업에서 강력한 보호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바이오제약산업에서 시장논리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는 약가인하정책을 놓고 힐러리 클린턴과 입장을 달리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직접 규제로 의약품 가격을 통제하겠다고 말한 반면 트럼프는 저가의 의약품수입을 확대해 의약품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발언에 비추어 보면 국내 바이오제약사 가운데 셀트리온이 트럼프 당선의 가장 큰 수혜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11월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미국에 출시하는데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보다 15%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다. 최근 ‘노르웨이 스위칭 임상’에서 레미케이드와 효과 및 안정성에서 동등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트럼프가 “검증된 저가의 해외 의약품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미국 내에서 램시마의 사용이 장려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인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치료제 ‘허쥬마’의 미국수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의약품가격 자유경쟁 방침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있는 바이오시밀러 수출회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램시마의 미국출시를 앞두고 있는 셀트리온을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한미약품, 녹십자 등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한미약품은 9월 미국 제약회사와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수출계약 맺었고 녹십자는 혈액제제 IVIG-SN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녹십자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IVIG-SN를 미국에 수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한미약품, 녹시자 등 국내 바이오제약회사의 10일 주가는 전날보다 4.61~12.15% 올랐다.
그러나 트럼프가 기본적으로 보호무역주의자이기 때문에 국내 제약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송용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트럼프가 미국 산업의 보호차원에서 미국 제약회사의 신약특허권을 강화하고 수입의약품의 심사절차를 까다롭게 할 수 있다”며 “거대 제약회사들의 정치력을 감안할 때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화학적 복제약)의 미국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공약의 핵심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의 폐지’가 미국 내 의약품판매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바마케어는 미국 전 국민의 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미국에도 '1인 1보험' 시대를 열고자 하는 법이다.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맥스 니슨은 “오바마케어 폐지로 2천만 명의 미국 국민들은 알맞은 건강보험을 잃게 돼 의약품 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