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가수 윤종신과 배우 이정하, 아이돌가수 안유진.'
시중은행이 최근 일주일 사이 새롭게 내놓은 퇴직연금 광고 속 모델이다.
▲ 시중은행이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경쟁을 치열히 펼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시중은행이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고객 수성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새 광고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를 걸고 금융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데 은행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그동안 증권사 상대로 지켜온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은 모두 퇴직연금 현물 이전 시행을 앞두고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4대 은행 모두 14일까지 자사로 이전하거나 사전예약한 고객에게 커피 쿠폰과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퇴직연금 현물 이전은 가입 상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금융사로 옮겨갈 수 있는 제도로 15일부터 시행된다.
은행권은 새 제도 시행을 앞두고 관련 광고도 새로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2일 가수 안유진씨가 참여한 새 광고 캠페인 ‘퇴직연금, IRP는 하나은행’을, 신한은행은 9월30일 가수 윤종신씨와 배우 이정하씨를 새로 기용한 퇴직연금 광고를 공개했다.
퇴직연금 현물 이전 시행으로 소비자 선택폭이 넓어진 만큼 금융권에서는 대규모 자금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현물 이전이 가능한 퇴직연금 유형은 확정급여형(DB)을 제외한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인데 올해 6월 말 기준 자금 규모는 191조7360억 원에 이른다.
조 단위 자금이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은행권은 외부 전문가도 모시며 고객을 유치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 하나은행(위)과 신한은행(아래)은 최근 퇴직연금 관련 광고를 새로 공개했다. |
우리은행은 9월26일 신한자산운용과 함께 퇴직연금 세미나를 개최했다. 신한자산운용 자산관리 전문가가 등장해 우리은행 퇴직연금 이벤트를 소개하며 현물 이전에 따른 내용을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품을 파는 은행 관점에서 전략에 따라 외부 전문가를 모시는 일도 흔하다”며 “때에 따라서는 같은 계열사 상품이 아닌 다른 운용사 상품을 높게 평가하며 소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그동안 우위를 점한 퇴직연금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이같은 움직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DB+DC+IRP) 적립금 394조2938억 원 가운데 40% 가량은 5대 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 전체 비중은 약 52%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다만 수익률에서는 증권업계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최근 1년 운용수익률은 6월 말 기준 DC형 3.68%, IRP 3.47%로 집계됐다. 반면 증권사 평균은 DC형 4.31%, IRP 4.35% 등으로 은행을 앞섰다.
증권업계도 수익률을 강점으로 내세워 퇴직연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 역시 시중은행과 비슷한 현물 이전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을 잡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현물 이전을 앞두고 이벤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대규모 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