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재상장 작업에서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공모물량이 줄어들고 공모가가 낮아지면서 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부담은 커졌다.
두산밥캣은 3~4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주당 3만 원으로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두산밥캣은 8~9일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를 생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며 18일에 코스피에 상장한다.
|
|
|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두산밥캣 공모가가 확정되면서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가 올랐다.
두산밥캣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의 주가는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2.53%, 2.22% 올랐다. 두산중공업 주가도 3.39% 상승했고 두산그룹의 지주사 격인 두산의 주가도 2.46%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두산그룹은 이번에 두산밥캣의 기업공개를 재추진하면서 공모물량을 이전보다 40% 가까이 줄였다. 공모가도 맨 처음 기업공개를 추진할 때보다 최소 27%~최대40% 낮춘 3만 원으로 결정했다.
그 결과 두산그룹은 9천억 원이 조금 넘는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애초 2조 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계획에서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당장 차입금 상환이 급한데 부담이 커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상장으로 모두 2141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내년 6월까지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의 규모가 8228억 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모자라다.
두산엔진도 내년 6월까지 1003억 원에 이르는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이번 공모를 통해 모두 381억 원을 조달하는 데 그친다.
두산그룹은 공작기계사업부 매각과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 가능한 현금을 통해 차입금을 무리없이 상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오승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규입 규모가 그룹이 계획했던 수준을 하회하는 등 높은 유동성 부담이 지속될 경우 두산그룹 계열사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산밥캣은 소형건설장비 핵심시장인 북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건설장비업계에서 선두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 4조408억 원, 영업이익 3856억 원을 내는 등 실적도 우수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