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이드미러를 앞으로 카메라와 내부 모니터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미러리스 시스템’인데 완성차의 디자인뿐 아니라 안전성과 연비도 개선할 수 있다. 카메라 수요가 늘어나면서 차량용 카메라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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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7일 밝혔다.
개정규칙은 자동차에 후사경(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모니터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 외부에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뒤 내부화면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미러리스 시스템의 허용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유엔은 지난해 6월 자동차 안전에 대한 국제기준을 정비하며 '백미러 의무' 규정을 없앴다.
국제기준이 바뀌면서 전문가들은 이르면 2018년 사이드미러가 없는 자동차가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완성차 회사들과 자동차부품 회사들도 카메라모니터시스템을 적용한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장준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은 2018년까지 신차에 후방 카메라 탑재를 의무화할 계획”이라며 “차량용 카메라 장착은 자동차 시장의 큰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GM(제너럴모터스)은 후방카메라로 찍힌 영상이 룸미러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 캐딜락 CT6을 7월 출시했다. 2017년 캐딜락 XT5, 쉐보레 볼트 PHEV 등에도 이 시스템을 탑재한다.
BMW도 1월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룸미러를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로 완전히 대체하는 기술을 내놨다. 테슬라 역시 모델 X에 사이드미러 대신 시야 확보가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2014년 인트라도, 2015년 엔듀로 등 미러리스 시스템을 적용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사이드미러는 자동차 개발자들의 오랜 골칫덩이였다. 차량 외부로 돌출돼 있어 유려한 디자인을 방해하고 공기저항까지 유발하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할 날도 머지않은 셈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러리스 시스템은 비가 오는 날에도 후방상황을 확인하기 쉬워 안전성을 높일 수 있고 공기저항이 줄어드는 만큼 연비 향상과 소음감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드미러를 없애면 주행 중 공기저항이 7.7% 감소해 연비가 2.2% 향상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15도로 한정된 사이드미러의 시야각도 카메라로 대체하면 30~80도까지 넓어진다.
친환경차시장에도 이번 개정은 반가운 소식이다. 친환경차는 연비가 중요한데 사이드미러를 제거한 외형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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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2015년 4월 선보인 미러리스 콘셉트카 ‘엔듀로(ENDURO, HND-12)’. |
에스엘, 엠씨넥스, 세코닉스 등 차량용 카메라 부품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세계 차량용 카메라시장이 2017년까지 5조754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부품사들 가운데 에스엘이 자체 미러리스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며 “미러리스 시스템의 본격 상용화에 따른 국내 부품 업체들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도 “차량용 카메라 시장은 향후 7년 동안 연평균 21%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미 세코닉스 매출의 29%를 차량용 카메라가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분야가 세코닉스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규칙에 대한 의견서를 12월14일까지 제출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