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탑재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차량용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자동차용 반도체를 성장동력으로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데 시장 특성상 품질검증이 까다로운만큼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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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2017년은 SK하이닉스가 차량용 반도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꾸준한 연구개발로 기술역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완성차업체와 인포테인먼트 제조사를 대상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사업의 초기단계로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하지만 박성욱 사장은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의 성장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과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등 신기술 적용이 확산되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시장의 경우 센서와 프로세서 등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메모리반도체 수요 역시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차량용 D램시장의 규모가 올해 20억 기가에서 2020년 230억 기가 규모로, 낸드플래시시장의 규모도 46억 기가에서 700억 기가 규모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율주행기술은 차량용 카메라가 받아들인 이미지 등 많은 양의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메모리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하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1대에 약 100기가 정도의 D램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의 경우 스마트폰 등 주요제품보다 판매량이 낮지만 평균 메모리 탑재용량이 압도적으로 많고 고성능의 고부가 반도체를 탑재하는 만큼 반도체기업들의 새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 열린 ‘제9회 반도체의 날’ 기념행사에서 “반도체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새로운 기회도 등장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 등 새 성장동력에 대응해 치열한 기술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현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집중된 공급처도 자율주행시스템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특성상 안전성이 매우 중요해 품질검증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박 사장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기술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동차용 반도체 신뢰성시험인 AEC-Q100 규격 인증을 받았지만 아직 자율주행시스템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인증은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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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분야. |
엔비디아가 최근 내놓은 자율주행시스템 ‘드라이브PX’의 경우 32기가 램을 탑재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D램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자율주행차 시장성장에 발맞춰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 삼성전자 등 상위업체의 독주체제가 이어지며 시장진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독일 아우디와 차량용 반도체 기술협력을 맺고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안정적인 고객사 기반도 확보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차량용 반도체시장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면 박 사장이 기술협력을 확대하거나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안전성 검증이 중요한만큼 한번 확보한 고객사와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그만큼 초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