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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 |
“우리는 이미 세계 실시간 정보 네트워크업체로 성장했으며 앞으로 세계 최대의 관객을 끌어 모을 것이다.”
트위터의 딕 코스톨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2분기 실적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렇게 장담했다. 그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이는 지속적 모멘텀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트위터는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이 3억1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가 예상했던 2억8307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용자는 2분기에 2억7100만 명으로 늘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 증가했다. 이용자들이 트위터를 얼마나 열심히 쓰는지 보여 주는 통계치인 타임라인 뷰의 증가율도 15%를 기록해 월가의 전망(8%)을 웃돌았다.
트위터의 깜짝실적에 시장은 열광했다. 트위터는 2분기에 1억45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지만 시장은 매출급증을 더욱 주목했다. 실적발표 후 주가가 30% 가량 급등했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트위터는 지난해 11월7일 기업공개 첫날 45 달러에서 거래됐다. 트위터의 현재 주가는 43 달러로 회복했다.
트위터는 기업공개 이후 “너무 고평가됐다” “수익모델도 없이 기업공개를 했다”는 거품논란에 휩싸였고 주가는 계속 빠졌다.
그런 트위터가 기업공개 8개월 만에 기업공개 당시의 주가로 돌아온 것이다. 이는 페이스북이 2012년 5월 기업공개를 하고 기업공개 당시의 주가를 회복하는 데 15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르다.
코스톨로는 코미디언 출신의 CEO다. 시장은 코스톨로가 이제 트위터의 방향을 확실히 잡았다고 평가한다.
◆ 트위터, 기업공개 8개월만에 다시 주목
트위터는 지난해 11월 주당 26달러에 기업공개를 했다. 거래 첫날 개장가는 45.11 달러였고 종가는 44.90 달러였다. 한 때 74.7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개되자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적자를 기록한 데다 이용자 증가율도 둔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도 적자가 계속됐고 이용자 증가율마저 정체되자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지난 5월 기업공개 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에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기업공개를 한 것이 너무 성급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러나 코스톨로는 지난 6월 “단기적 주가변동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장기적 안목을 유지하면서 오래 지속될 사업모델 개발에 힘쓰다 보면 기업가치가 더불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톨로의 말처럼 이번 실적발표로 트위터에 대한 비관론은 낙관론으로 돌아섰다. 스캇 케슬러 S&P캐피털IQ 연구원은 “트위터는 비즈니스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그동안 트위터의 주식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이제 재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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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톨로 트위터 CEO |
◆ 코스톨로, 광고와 트윗의 경계를 허물다
코스톨로는 기업공개 후 적자경영에서 탈피하려고 광고매출을 늘리는 데 주력해왔다.
코스톨로는 광고회사 CEO 출신으로 광고의 매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있고 광고시장의 흐름을 잘 읽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위터가 2분기 깜짝실적을 낸 것도 광고매출 덕분이다.
트위터의 2분기 광고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129% 증가한 2억7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모바일광고가 전체 광고매출의 80% 수준을 차지했다. 트위터 전체 매출에서 광고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0%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트위터의 실적향상은 광고와 트윗의 경계를 허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 월드컵을 이용한 전략도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았다. 트위터는 경기점수 등 실시간 월드컵 트윗을 이용자들이 즉시 볼 수 있도록 탭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사용자가 크게 증가했다.
◆ 광고 경쟁력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
코스톨로는 앞으로도 광고의 경쟁력을 더욱 늘려나가려고 한다. 트위터는 지난 7월 앱 광고상품 ‘모바일 앱 프로모션’을 출시하며 앱 광고시장에 진출했다.
트위터는 지난 4월 모바일광고 네트워크인 ‘모펍 마켓플레이스’를 공개했다. 이 네트워크는 트위터가 아닌 다른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광고를 전달할 수 있다. 트위터는 이를 이용해 트위터 사용자의 약 4배에 해당하는 10억 명 이상에게 광고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코스톨로는 또 신생기업을 인수해 기술적 역량을 확보하려고 한다. 트위터는 지난 6월 말 모바일 광고업체 탭커머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리처드 알폰시 트위터 글로벌 온라인 판매담당 부사장은 “탭커머스를 활용할 경우 5만 개 이상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트위터가 모바일시장에서 광고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7월에 동영상 공유 편집업체인 스내피TV를 인수해 TV방송 광고역량도 확보했다. 스내피TV는 TV프로그램이나 동영상을 편집하고 저장해 SNS상에서 공유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트위터는 이밖에도 전자결제 서비스기업인 카드스프링(CardSpring)을 인수하면서 전자상거래시장에도 진출했다. 카드스프링은 유통사에 신용카드와 연결된 디지털 할인쿠폰 등을 제공해 이용자의 구매를 촉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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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 |
◆ 코미디언 출신 코스톨로, 경영진 과감하게 물갈이
코스톨로는 트위터의 경영진도 재정비했다.
지난 6월 알리 로가니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사임했다. 이는 코스톨로가 실적개선을 위한 구조개편 과정에서 로가니가 관할했던 분야까지 직접 맡은 데 따른 것이다.
로버트 펙 선트러스트 연구원은 “로가니의 사임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니었다”며 “그가 담당한 제품혁신 부문은 경영진과 투자자들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조직개편이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스톨로는 지난 7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앤서니 노토로 교체했다. 기존 CFO였던 마이클 굽타는 전략투자부문 선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토는 최근까지 골드만삭스에서 기술, 미디어, 통신분야 투자은행 업무를 담당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에서 CFO를 맡은 적도 있다. 노토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트위터의 CFO 교체는 실적을 개선하고 새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 코스톨로는 CEO 취임 후 무엇을 해왔나
코스톨로는 2010년 트위터 CEO로 취임한 후 광고사업에 주력했다.
코스톨로는 특히 TV와 동영상 맞춤형광고에 주목했다. TV를 보면서 SNS로 의견을 나누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를 활용해 트위터의 영향력을 늘리고 TV광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코스톨로는 지난해 5월 “TV방송 분야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며 “트위터와 방송사들이 상호보완할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코스톨로는 또 “동영상 콘텐츠가 트위터를 더욱 가치있는 서비스로 만들어 줄 것”이라며 “트위터가 기존 방송국을 대신해 콘텐츠를 배포하는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는 2012년부터 트위터 앰플리파이(Twitter Amplify)를 통해 광고개발에 힘써왔다. 이는 방송을 보면서 트윗을 하는 사용자에게 그 프로그램에 딸린 광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TV방송사들은 앰플리파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짧은 프로그램 관련 동영상을 올릴 수도 있다.
지난해 2월 소셜TV 분석업체인 블루핀랩스도 인수했다. 블루핀랩스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TV프로그램이나 광고가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분석하는 회사다.
트위터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알리 로가니는 “블루핀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해석능력과 전문지식은 혁신적 광고제품 개발이나 트위터와 TV간 융합을 통한 이용자 체험을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톨로는 유명인사나 스포츠단체와 관계를 구축하면서 트위터의 영향력도 늘려왔다.
코미디언 출신인 코스톨로는 정치인, 스포츠 선수, 할리우드 스타 등 넓은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진 유명 여배우 샤론 스톤이 코스톨로와 같이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뇌졸중 투병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코스톨로는 지난해 전미농구협회(NBA)와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과 콘텐츠 수급계약을 맺었다. 전미농구협회는 다음 시즌부터 모든 공식 게임결과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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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트위터가 상장할 당시 창업자들이 주식시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
◆코미디언 출신 CEO 코스톨로
코스톨로는 미국 미시간대학교 재학 후 IT업계에 취직하지 않고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다.
코스톨로는 스스로 코미디 연기에 재능이 있다고 여겼다. 그는 미시간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그 와중에도 시카고 세컨드시티(Second City) 극단에서 수업을 받았다. 세컨드시티는 코미디 즉흥연기 분야에서 최고로 알려진 곳이다.
코스톨로는 미국 방송사 NBC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코스톨로가 IT산업에 뛰어든 이유도 흥미롭다.
그는 1990년대 앤더스컨설팅에서 근무하던 중 월드와이드웹의 이점을 상사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상사는 이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그를 설득하는 데 지친 코스톨로는 아예 자신이 웹 컨설팅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코스톨로가 광고를 통해 매출 분야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광고의 시스템과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RSS광고회사 피드버너를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CEO를 맡기도 했다.
피드버너는 2007년 구글에 약 1억 달러에 인수됐다. 코스톨로는 그 뒤 구글에서 일했다. 그는 이때 구글에서 일하던 트위터 창업주 윌리엄스와 알게 됐다.
코스톨로는 2009년 트위터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그가 윌리엄스의 제안을 받고 날린 첫 트윗은 이랬다. “내일 트위터 COO로서 첫 번째 날. 임무 1: CEO를 약화시켜서 권력을 강화하기.”
코스톨로가 던진 농담은 그 뒤 현실이 됐다. 그는 이듬해 윌리엄스가 이사회와 갈등으로 축출되자 CEO 자리에 올랐다.
코스톨로는 그 뒤 광고수익 모델을 강화해 지난해 2억8800만 달러의 광고매출 올렸고 트위터의 기업공개를 성공시켰다.
코스톨로는 트위터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는데, 기업공개 당시 주식가치는 3억6천만 달러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