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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필 에이블씨앤씨 회장 |
서영필 에이블씨앤씨 회장이 철수했던 브랜드를 8년 만에 다시 꺼내들었다.
미샤의 실적악화로 매각설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벼랑 끝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실패했던 브랜드를 다시 들고 나온 데 대해 회의적 시각도 강하다.
에이블씨엔씨는 이달 중으로 자연주의 화장품 ‘스위스퓨어’(SWISSPURE)를 다시 출시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미샤의 온라인 사이트 ‘뷰티넷’에 기존 브랜드인 ‘미샤’, ‘어퓨’, ‘미카’에 이어 ‘스위스퓨어’ 카테고리가 새로 생겼다. 스위스퓨어 제품을 대상으로 한 체험단 행사도 진행했고 사이트가 8월 중 열릴 것이라는 예고문도 올라와 있다.
스위스퓨어는 2004년 출시했다 2년도 지나지 않아 철수한 브랜드다.
서 회장은 2004년 미샤의 초저가 전략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당시 유행하던 ‘웰빙’을 주제로 한 브랜드 ‘코스메틱넷’을 만들었다.
15개월 뒤인 2005년 9월 브랜드 이름을 스위스퓨어로 바꾸며 제품을 세분화했다. 기존의 ‘웰빙’으로 차별화에 실패해 ‘유기농’에 더 중점을 뒀다.
스위스퓨어는 2005년 12월까지 20점포를 개장하겠다는 목표로 공격적 마케팅을 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브랜드 철수를 결정했다. 당시 실패 원인으로 유사브랜드와 차별화 실패, 낮은 인지도 등이 꼽혔다.
서 회장이 실패로 끝난 스위스퓨어 카드를 다시 집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궁지에 몰린 서 회장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스위스퓨어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본다. 2012년 이후 별다른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한 미샤가 아예 브랜드를 재출시해 새롭게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나온다. 과거에 실패했던 브랜드를 과거보다 더 경쟁이 심해진 지금 다시 들고 나오는 것이 과연 통할 것이냐는 의구심이다.
실제 스위스퓨어처럼 자연주의, 웰빙, 유기농 등을 강조하는 화장품은 스킨푸드, 비욘드, 이니스프리 등이 포진해 있어 과거보다 더 많은 상태다.
물론 미샤는 지금은 그때와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미샤의 한 관계자는 “스위스퓨어는 유기농 천연화장품으로 소비자들로부터 경쟁력을 인정받았던 브랜드”라며 “곧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지금 안팎으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업계는 미샤가 지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브랜드숍 매출 3위로 떨어진 데 이어 2분기 실적마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미샤의 세컨브랜드인 ‘어퓨’도 브랜드 철수설이 나돈다. 실적부진으로 점주들이 가맹점 운영을 포기하면서 현재 어퓨 가맹점은 단 한 곳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어퓨 매장은 직영점만 30여 개 운영되고 있다. 사실상 가맹점사업이 전면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미샤는 어퓨 브랜드 철수설에 대해 부인했다. 미샤 관계자는 “브랜드숍 경쟁이 과열되면서 어퓨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철수설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미샤가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지난달부터 나오고 있다. 이랜드가 미샤를 인수할 뜻을 밝혔다는 말이 나돌았는데, 양쪽 다 부인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분기 3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줄어든 966억 원을 올렸다.
에이블씨엔씨는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기준 업계 3위로 떨어졌다. 에이블씨엔씨는 2000년 탄생 이후 줄곧 업계 1,2 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