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갤럭시S25 등 향후 선보일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프로세서 탑재를 확대하며 퀄컴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한 시스템반도체 탑재 비중을 늘리면서 기존 주요 공급사인 퀄컴의 제품을 점차 대체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추세가 앞으로 더 분명해지며 퀄컴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전문지 시킹알파는 26일 케빈 아로요 분석가의 예측을 인용해 “퀄컴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에서 받을 타격을 만회하기 역부족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로요 분석가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갤럭시와 아이폰에 자체 개발한 시스템반도체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고사양 스마트폰에 대부분 퀄컴 프로세서를 탑재해 왔다. 직접 설계한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일부 시장에 출시되는 모델에만 쓰이는 사례가 많았다.
퀄컴 프로세서 성능이 엑시노스를 웃도는 만큼 스마트폰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가격이 비싸도 퀄컴의 제품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로요 분석가는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성능이 상향평준화되고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더 중요해지면서 이런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바라봤다.
엑시노스 프로세서도 퀄컴 제품과 유사한 스마트폰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충분한 수준의 성능을 갖추게 돼 삼성전자가 퀄컴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아로요 분석가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25 특정 모델에는 전량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하는 5G 통신모뎀을 직접 개발해 상용화하며 퀄컴 제품을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미 모든 기기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는 애플이 설계한 제품을 쓰고 있다.
5G 통신모뎀 역시 퀄컴 제품의 성능이 더 뛰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애플 자체 제품을 활용하더라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차이를 느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로요 분석가는 “애플은 퀄컴 통신반도체가 사용경험 측면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며 “자체 프로세서를 도입할 때와 유사한 전략을 쓸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이다. 자연히 이들 고객사에 반도체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퀄컴에 타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아로요 분석가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퀄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비용을 반드시 지불해야만 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퀄컴 주가에 이런 리스크가 아직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퀄컴은 막강한 기술력을 갖춘 경쟁사라는 점을 오랜 기간에 걸쳐 증명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퀄컴 제품에 의존을 낮추는 데 실패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