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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행특수 효과 못 누렸다, 김이배 '공룡 LCC' 출현 앞둔 3분기도 험난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08-07 08: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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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운임하락과 비용증가 탓에 여행특수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올해 2분기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성수기인 3분기 이후에도 이런 영향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김 사장으로서는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의 개편을 앞둔 상황에서 실적 고민도 커지게 됐다. 
 
제주항공 여행특수 효과 못 누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53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이배</a> '공룡 LCC' 출현 앞둔 3분기도 험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운임하락과 비용증가 탓에 부진한 영업 성적표를 받았다. 

7일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제주항공의 2분기 영업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돈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항공은 2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4279억 원, 영업손실 95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5.7%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통상 2분기는 항공업 비수기로 여겨진다. 방학·휴가철도 아닌 데다 연휴도 끼어있지 않아 여행 수요가 다른 분기보다 낮은 편이다. 다른 항공사 실적도 2분기에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은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에도 못 미쳤다.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김이배 사장으로서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2분기 별도기준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4492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이었다. 

운임하락 압력이 실적 부진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

제주항공의 2분기 국제선 일드(YIield, 여객 1인을 1km 수송하며 벌어들인 수익)는 67원으로 직전 분기(87원)보다 20원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71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애초 제주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 사이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여행특수를 누릴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늘어나는 항공여행 수요 이상으로 공급량이 늘어나며 운임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객 수요는 여전히 꾸준하지만 경쟁 심화에 따른 전반적 운임 하락이 예상보다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유가와 함께 인건비, 조업료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 압력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연평균 유가가 5% 상승할 때 영업비용이 약 74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자체 추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5% 상승할 때는 세전순이익이 약 305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원/달러 환율은 1350원 위로 형성돼 있는데 이는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항공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도 큰 편이다. 

운임하락과 비용증가 압력을 동시에 받으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비수기가 끝난고 성수기인 3분기에 접어든 만큼 이런 압력이 다소 완화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영향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 수요가 올라오는 만큼 항공 공급도 확대되고 있어 여객 운임은 자연스레 하락할 수밖에 없고 조업단가와 인건비 등 여러 비용 항목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이 짙은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며 “이는 2분기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이배 사장으로서는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여행특수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시장의 눈높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점이 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저비용항공업계의 판이 흔들린다는 것이 김 사장에게 더 문제다.

대한항공와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통합한 저비용항공사(LCC)가 출현하게 된다. 
 
제주항공 여행특수 효과 못 누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53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이배</a> '공룡 LCC' 출현 앞둔 3분기도 험난
▲ 제주항공 항공기. <제주항공>

이에 따라 중복노선 조정이 이뤄진다면 김 사장은 제주항공의 실적에서 긍정적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단규모와 매출 측면에서 저비용항공사 선두 지위를 잃게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은 중장기 경쟁력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의 저비용항공사별 항공기 등록현황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이 41기를 보유하며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기단을 확보하고 있다. 다음으로 티웨이항공이 34기, 진에어가 29기를 보유하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22기), 에어서울(6기)의 기단을 단순 합산하면 57기로 제주항공을 앞서게 된다. 

현재 기단규모 2위인 티웨이항공은 유럽노선으로 확장하며 성장 전략을 재구성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유럽노선 매출이 본격화하면 매년 최대 4500억 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단숨에 제주항공 매출을 추월할 수도 있다.

김이배 사장으로서는 경쟁사들의 행보에 초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김 사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제주항공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김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CEO메시지를 통해 “항공산업 구조변화와 관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사모펀드가 투자한 항공사들은 언젠가 매각 대상이 될 것이고 향후 인수합병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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