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의 2분기 국제선 일드(YIield, 여객 1인을 1km 수송하며 벌어들인 수익)는 67원으로 직전 분기(87원)보다 20원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71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애초 제주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 사이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여행특수를 누릴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늘어나는 항공여행 수요 이상으로 공급량이 늘어나며 운임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객 수요는 여전히 꾸준하지만 경쟁 심화에 따른 전반적 운임 하락이 예상보다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유가와 함께 인건비, 조업료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 압력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연평균 유가가 5% 상승할 때 영업비용이 약 74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자체 추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5% 상승할 때는 세전순이익이 약 305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원/달러 환율은 1350원 위로 형성돼 있는데 이는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항공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도 큰 편이다.
운임하락과 비용증가 압력을 동시에 받으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비수기가 끝난고 성수기인 3분기에 접어든 만큼 이런 압력이 다소 완화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영향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 수요가 올라오는 만큼 항공 공급도 확대되고 있어 여객 운임은 자연스레 하락할 수밖에 없고 조업단가와 인건비 등 여러 비용 항목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이 짙은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며 “이는 2분기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이배 사장으로서는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여행특수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시장의 눈높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점이 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