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수적으로 예상한 곳은 유안타증권으로 HK이노엔이 올해 연간 매출 8917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은 HK이노엔이 올해 매출 9339억 원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HK이노엔의 올해 매출을 가장 낙관적으로 바라본 하나증권의 전망치가 들어맞더라 하더라도 HK이노엔이 연매출 1조 원을 내는 것은 아직은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하반기 케이캡 수출이 확대된다면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제형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HK이노엔은 하반기 케이캡 미국 임상3상을 포함해 유럽 진출 등도 앞두고 있다. 추가적 해외 진출을 바탕으로 케이캡의 수출 성과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HK이노엔은 45개 국가와 케이캡 수출을 계약하고 8개 국가에서 출시했다. 6개 국가에서는 해당 국가에서 허가를 받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HK이노엔이 미국과 함께 유럽 판매 파트너사 계약도 순항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도 “미국에서 비미란성 임상 종료로 해당 데이터만으로도 유럽 판권 계약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로열티도 하반기 규모가 증가하면서 케이캡 관련 실적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고 전망했다.
케이캡이 HK이노엔의 '연매출 1조 제약사' 도약에 든든한 뒷배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케이캡의 호조는 이어지고 있다.
케이캡은 2분기 원외처방규모 467억 원으로 올해 1분기와 비교해 3.2%(15억 원)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위식료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 제형으로 대웅제약과 경쟁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펙수클루’다.
애초 대웅제약이 기존 HK이노엔의 파트너사였던 종근당과 함께 펙수클루 마케팅을 펼치면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HK이노엔의 케이캡 매출 성장세는 여전하다.
▲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
HK이노엔이 케이캡을 발판 삼아 연매출 1조 원 달성에 다가서는 것은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곽 사장에게도 의미가 큰 일이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연매출 1조 원을 내는 회사는 손에 꼽는다. 2023년 기준으로 유한양행과 종근당, GC녹십자,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6개 회사밖에 없다.
HK이노엔이 올해 연매출 1조 원을 내는 데 성공한다면 제약업계 선두주자들과 비로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는 측면에서 회사뿐 아니라 회사 수장인 곽 사장에게도 영예로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곽 사장 개인적으로는 본인의 역량으로 HK이노엔의 연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도 더해질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HK이노엔은 상반기에 매출 4319억 원, 영업이익 416억 원을 거뒀다. 제약업계 특성 상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늘어나긴 하지만 연매출 1조 원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어야 할 공산이 크다.
곽 사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케이캡이 새로운 파트너사와 퀀텀 점프하는 동시에 글로벌 성과를 더욱 가시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