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단종사태로 스마트폰사업 실적에 받는 타격을 4분기부터 대부분 만회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미국 이통사들과 협력을 기반으로 갤럭시S7이 대체수요를 상당부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는 점도 실적만회를 거들 수 있다고 바라본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 등 경쟁사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점은 부담이고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스마트폰사업 회복전략 시동
경제전문지 포천은 27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과감한 단종결정으로 출혈을 막으며 추가피해를 방지한 셈”이라며 “하지만 이제부터 어떻게 스마트폰사업을 회복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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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3분기에 영업이익에서 4조 원 가까운 타격을 받았다. 3분기 영업이익은 1천억 원으로 간신히 흑자를 냈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의 여파로 내년 1분기까지 입을 손해가 3조 원이라는 자체 전망치도 내놓았다. 실적회복을 위해 가야 할 길이 먼 셈이다.
4분기부터 이전작인 갤럭시S7시리즈와 중저가 신제품을 앞세운 공격적인 판매전략으로 본격적인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다른 제품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며 “대체모델이 갤럭시노트7의 공백을 만회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대체모델의 판매확대를 위해 프로모션 등 마케팅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중저가 신모델을 계속 내놓고 수익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갤럭시A와 J시리즈 등 보급형 스마트폰의 성능을 높인 2017년형 새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런 제품들의 글로벌 출시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이통사들과 삼성전자의 협력관계가 아직 굳건하다는 점도 스마트폰사업의 실적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3위 통신사 티모바일과 4위 스프린트의 CEO는 최근 리코드 등 외신을 통해 “갤럭시노트7을 환불받은 소비자들의 수요는 대부분 갤럭시S7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갤럭시S7로 교환하는 국내외 소비자들에 10만 원 안팎의 상품권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대체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상무는 “갤럭시노트7 사태가 다른 모델의 수요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며 “갤럭시S7은 삼성전자에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뢰회복과 경쟁우위 확보가 변수
하지만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 회복을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천은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노트7의 사고원인을 파악해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 회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라며 “원인을 알기 전에 출시되는 신제품이 신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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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S7시리즈(왼쪽)와 갤럭시A8(2016). |
삼성전자가 향후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설득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에 받을 장기적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미 전 세계에 넓은 사용자기반을 갖춘데다 다른 제품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내년에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 등 후속작을 예정대로 출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토요타와 폭스바겐 등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업체가 단기간에 회복한 것은 제품경쟁력을 빠르게 재증명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번 사고가 갤럭시노트7에만 국한됐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애플과 구글, LG전자 등 경쟁업체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미국에서 출시 초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에 부담이 된다.
갤럭시S7의 경우 출시한지 반년이 넘은 제품인만큼 성능이 소폭 뒤지고 가격도 비슷한 수준이라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갤럭시S7 구매자에 제공하는 사은품 등 마케팅과 성능을 높인 중저가 신제품의 글로벌 출시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는지가 실적회복에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천은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며 “문제를 해결한 뒤 회복을 추진하는 계획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전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