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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세계는 산불과 전쟁, 온실가스 흡수기능 줄어 지구 더 더워진다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7-30 14: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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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세계는 산불과 전쟁, 온실가스 흡수기능 줄어 지구 더 더워진다
▲ 29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데일스 36번 국도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옆을 지나는 소방대원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세계 각국 정부가 각지에서 터지는 산불에 맞서 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다.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들에는 주요 온실가스 흡수원 역할을 하는 아마존 우림과 캐나다 북방침엽수림 등 대규모 삼림들이 포함됐다.

이에 기후변화가 빈도와 규모를 늘리고 있는 산불뿐 아니라 가뭄으로 세계 삼림의 온실가스 흡수 능력이 줄어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은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100여 곳을 진압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투입된 소방대원만 4천 명에 불길 진압용 헬리콥터와 비행기 수백 대가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은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발생했는데 36만 에이커의 면적을 전소시켰다. 미국 서부 대도시 로스앤젤레스보다 큰 땅이 고작 4일 만에 화마에 휩쓸린 셈이다.

미국 기상청(NWS)은 29일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뿐 아니라 유타주, 오리건주, 워싱턴주, 아이다호주, 몬태나주, 와이오밍주에도 산불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이들 주는 모두 주 정부 차원에서 주민 대피와 화재 진압 작전에 나서고 있다.

백악관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연방정부는 캘리포니아와 태평양 북서부 일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화재 진압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자원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화재 진압에 앞장서고 있는 모든 소방대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지역 담당자들이 이번 화재에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의 목소리와 변화하는 상황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슬로칸 밸리 일대와 인근 국립공원에 대피령을 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서는 산불 발생 지점 6곳이 관측됐다.

북미뿐 아니라 유럽지역에선 그리스도 이날 에피로스 일대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 120명과 차량 22대가 긴급 투입됐다. 29일(현지시각) 저녁 기준 불길은 인접국 불가리아까지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바실리스 바트라코기안니스 그리스 소방청 대변인은 ABC뉴스를 통해 "지금 산불 시즌이 한창이며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황은 향후 몇 주 동안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이번 달에만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케냐 등 국가들도 강한 산불이 발생해 대대적 진압 작전을 단행했다.

특히 브라질은 이번 달까지 발생한 산불 건수만 따져도 지난 20년 사이에 올해가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아네 알렌카 브라질 아마존환경연구소 과학 디렉터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주요 산불 발생 시즌인 8, 9월이 되기도 전에 이처럼 많은 산불이 발생한 것은 너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산불 빈도 증가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기후변화에 세계는 산불과 전쟁, 온실가스 흡수기능 줄어 지구 더 더워진다
▲ 지난해 9월 이례적 가뭄에 말라붙은 마나우스 인근 아마존강 지류 위로 수상가옥과 배들이 좌초돼 있다. <연합뉴스>
벤자민 헤쳇 콜로라도 대학대기연구소 산불 기상학자는 29일(현지시각) 파이낸스앤커머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후변화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극단적으로 습한 해와 극단적으로 건조한 해를 반복해 겪었다"며 "대규모 산불이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졌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프랑스 연구단체 기후환경과학연구실(LSCE)이 영국 엑서터대와 중국 청화대와 합작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기후변화가 촉발한 산불과 가뭄이 세계의 온실가스 흡수 능력을 저해하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세계 수림과 토양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급격하게 저하돼 2023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량은 2022년 대비 86% 높아졌다.

필리프 시아 LSCE 연구원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숲과 토양은) 온실가스를 빼내는 펌프 역할을 해주고 있었는데 이 펌프가 갑자기 막히게 된 꼴"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2023년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전년 대비 급격하게 낮아진 주요 원인으로 먼저 캐나다에서 발생했던 초대형 산불을 지목했다.

유럽 기후 관측 기관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2023년 캐나다 북방침엽수림 대화재는 이산화탄소 약 480메가톤을 배출해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3%를 차지했다.

캐나다 북방침엽수림이 당시 배출한 온실가스를 그대로 다시 흡수하려면 최소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이 같은 초대형 산불은 기후변화가 지속되는 한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시아 연구원은 "우리는 기온상승이 지속되는 한 (산불 때문에) 북반구의 이산화탄소 흡수원들이 앞으로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키운 산불이 온실가스 흡수원이 되는 삼림을 태워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LSEC와 협업한 엑서터대는 산불 발생률을 높이는 가뭄도 삼림의 온실가스 흡수능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산불에 더해 아마존 가뭄도 지난해 세계 삼림의 온실가스 흡수율을 낮추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스티븐 시치 엑서터대 탄소 전문가는 로이터를 통해 "집에 있는 식물이 물을 받지 못해 말라붙으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며 "그게 지금 아마존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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