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다음 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4대 금융 모두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이자이익을 토대로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KB와 신한의 리딩금융 경쟁에 이목이 쏠린다.
▲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4대 은행 모두 연말 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은행권 실적 순위와 밸류업 공시를 앞둔 주주환원 정책도 시장 이목을 끌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9일 한국거래소 공시 등에 따르면 4대 금융은 23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분기 실적발표를 시작한다. 우리금융은 25일,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6일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 이목은 오랜 기간 ‘리딩금융’ 경쟁을 펼친 KB금융과 신한금융으로 쏠린다.
KB금융은 2022년 신한금융에 내준 리딩금융 자리를 지난해 1년 만에 탈환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홍콩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신한금융에 자리를 다시 내줬다. KB금융이 당시 ELS 비용으로 반영한 액수는 8620억 원으로 신한금융(2740억)의 3배 수준이었다.
리딩금융 판도를 가로지를 변수로는 ELS사태 비용 환입이 꼽힌다. KB금융은 1분기 영업이익만 떼어놓고 보면 신한을 제쳤던 만큼 비용 환입폭이 핵심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급락했던 H지수가 반등해 ELS사태 관련 비용이 일부 환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지수는 전날 6306.8포인트에 장을 마쳤는데 이는 올해 최저점인 1월22일(5001.95)보다 26% 가량 오른 것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 실적은 대부분 시장예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KB·하나금융의 상회폭이 특히 더 클 것”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이 크지 않고 ELS 비용이 환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고 바라봤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KB금융은 ELS사태 이후에도 증권가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졌는데 이같은 배경에는 은행 순이익 후퇴를 방어한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1분기 KB라이프(16.6% 감소)를 제외하면 KB국민카드(69.6%)와 KB증권(40.8%), KB캐피탈(31.3%), KB손해보험(15.1%) 모두 지난해 1분기보다 순이익을 늘렸다.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공을 들이는 부문인 만큼 이번 실적발표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 전략이 이 나올지도 주요 관심사로 여겨진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기준 지주 순이익이 은행 순이익을 밑돌았던 만큼 비은행 계열사 강화가 절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금융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동양·ABL생명 등 보험사 인수합병 관련 진척도와 8월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 안착 방안 등에 관심이 쏠린다.
행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은행 순위가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사다. 행장 임기는 통상 2년에 1년을 더하는 방식으로 주어지는데 4대 은행 모두 올해 말 행장 임기가 끝난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2+1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초,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해 올해가 2년차다.
올해는 더군다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따라 각 은행의 예년보다 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일찍 가동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번 2분기 실적이 잘 나온다면 그만큼 연임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1분기 기업대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2022년부터 2년 연속으로 은행권 순이익 1위에 오른 하나은행을 제쳤다.
4대 금융이 밸류업 공시를 앞두고 주주환원과 관련해 어떤 내용으로 시장과 소통할지도 주요 관심사로 여겨진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4분기와 3분기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관련한 구체적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아직 공식적으로 밸류업 공시 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 4대 금융 2분기 실적 전망. 에프엔가이드 자료 갈무리.
4대 금융은 전반적으로 올해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기업 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은 2분기 연결 기준(지배주주) 순이익으로 1조4749억 원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2분기보다 1.61% 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1조3046억 원으로 5.35% 증가해 2위, 하나금융이 9631억 원으로 4.5% 늘어나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7864억 원으로 25.7%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상돼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할 수 있지만 상반기 대출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이자이익은 유지가 될 것”이라며 “기업대출을 비롯해 대출자산 전반도 확대돼 금융그룹 순이익은 한동안 지금까지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