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태양광과 석유화학부문의 쌍끌이 덕에 실적이 호조를 보였는데 하반기에는 석유화학부문 업황이 강세를 보여 전체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범 사장은 올해 내실다지기에 주력해왔는데 곧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화케미칼, 올해 사상 최대실적 낼 듯”
박영훈 한화증권 연구원은 25일 “석탄가격의 급등에 따라 폴리염화비닐(PVC)의 가격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화케미칼이 PVC 업황개선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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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
현재 중국에서 탄화칼슘을 원료로 한 카바이드 폴리염화비닐의 가격은 석탄가격이 급등하면서 톤당 7500위안 수준까지 올랐다. 최근 3년 내 최고 가격이다.
중국정부는 대기오염 완화정책으로 4월에 석탄채굴 가능일수를 기존보다 축소했는데 이에 따라 석탄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석탄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석탄가격의 상승은 이를 원료로 하는 카바이드 폴리염화비닐의 가격강세로 이어진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폴리염화비닐 공장을 증설하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폴리염화비닐 업황의 강세가 지속돼 한화케미칼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케미칼이 생산하는 가성소다도 최근 생산법 전환에 따른 공급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돼 가격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박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은 4분기 이후 태양광사업의 이익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폴리염화비닐과 가성소다 가격 등이 강세를 보여 전체 이익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있다”고 평가했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매출 9조1680억 원, 영업이익 871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4.1%, 영업이익은 158.5% 늘어나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한화케미칼 목표주가를 기존 3만2천 원에서 3만6천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 김창범, 올해 내실다지기에 주력
한화케미칼은 2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내는 등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과 삼성토탈(현 한화토탈)을 인수해 몸집을 키운 결과다.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큐셀코리아가 태양광사업의 호조 덕에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실적견인에 한몫을 했다.
김창범 사장은 지난해 몸집불리기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점과 달리 올해는 사업구조를 안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사장은 4월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던 바이오사업에서 손을 뗐다. 석유화학사업과 그룹 주력사업인 태양광사업 등 핵심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김 사장은 8월에 산업통상자원부에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적용을 신청한 뒤 원샷법 적용 1호 기업으로 선정돼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한화케미칼은 원샷법의 적용을 받아 공급과잉에 빠져 있는 염소·가성소다(CA) 공장을 유니드에 매각했다. 한화케미칼은 매각대금과 세금혜택 등으로 폴리염화비닐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진출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당분간 현재의 사업구조를 안정화하는데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9월 말에 열린 석유화학업계 CEO 간담회에서 향후 인수합병 계획에 대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왔기 때문에 지금은 체력보강에 힘써야 할 때”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괜찮은 회사가 있다면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