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로 단종을 결정한 뒤 삼성전자와 애플의 다른 스마트폰에서 발화사고가 발생했다는 소비자의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당국이 스마트폰 배터리의 잠재적 위험에 대응해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애플과 삼성전자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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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S7엣지가 발화했다고 밝힌 캐나다 소비자가 공개한 사진. <안드로이드헤드라인> |
경제전문지 포천은 2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에 이어 갤럭시S7엣지에서 발화사고가 발생했다”며 “새로운 결함이 확인된다면 삼성전자가 브랜드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통신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뒤 삼성전자가 리콜을 실시하자 이를 갤럭시S7엣지로 교환한 뒤 2주만에 스마트폰이 스스로 발화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의 한 갤럭시S7엣지 사용자 역시 최근 비슷한 사고를 겪은 뒤 삼성전자에 연락해 조치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9월부터 현재까지 갤럭시S7엣지에서 발화사고가 발생했다고 외신에 밝힌 소비자는 북미에서만 4명에 이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갤럭시S7엣지의 발화사고에 대응해 제품을 수거한 뒤 정밀조사를 벌여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 역시 발화사고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한 대한항공 기내에서 애플 아이폰5S가 발화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고는 기기가 의자 틈새에 끼어 파손되면서 발생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태블릿이 미국에서 네덜란드로 향하던 델타항공 기내에서 발화해 긴급착륙한 사건과 같이 외부 충격으로 기기가 파손되며 발생한 사고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호주에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7이 자동차 안에서 발화했다는 사고도 보고됐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자동차 내부의 온도가 높아지며 외부 영향으로 발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한다.
250만 대 정도가 판매된 갤럭시노트7에서 1백 건 이상의 많은 사고가 보고된 것과 비교하면 최근 전 세계에서 발생한는 스마트폰 발화원인이 기기 자체의 결함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사태를 계기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리튬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어 제조사들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최근 발생한 여러 건의 발화사고에 대응해 리튬배터리의 안전성 검증절차를 강화하는 규제를 이르면 11월부터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CPSC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리튬배터리를 탑재한 스마트폰 등 제품에서 발화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대로 두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발화사고가 일어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항공기 기내에서 갤럭시노트7 등 모바일기기의 발화사고가 한달사이 3건이나 이어지며 이런 규제가 전 세계 교통당국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나온다.
당장 CPSC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에 추가적인 검증절차를 요구하는 등 더 강도높은 대응책을 마련할 공산이 크다. 한국 국가기술표준원도 배터리 품질인증기준을 강화하는 등 사후조치를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폰 배터리에서 최근 발화사고가 자주 보고되는 것은 기기 자체의 결함보다 제조사들 사이 성능경쟁으로 배터리 평균탑재용량이 증가하며 리튬배터리의 안전성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휴대용 기기에 쓰이는 리튬배터리의 경우 기술적 특성상 발화사고 가능성에 노출돼있는데 얇고 집약도가 높은 배터리에서 이런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전 세계 관련기관들이 배터리 관련 규제강화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만큼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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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에서 발화사고가 발생한 아이폰7. <채널7뉴스> |
애플의 경우 매년 2~3종류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증절차를 거치는 만큼 이런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비교적 적다.
하지만 전 세계에 중저가 모델을 포함해 수십 종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는 개별 기기의 인증절차가 강화되면 출시가 계획보다 늦어지는 등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국제공인을 받은 수원사업장의 자체 시험소에서 품질검증을 진행했는데 미국 당국 등이 별도기관에서 인증을 의무화할 경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근 전 세계에서 발생한 스마트폰 발화사고 원인을 투명하게 밝히고 안전성을 증명하는 등 소비자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포천은 “리튬배터리를 탑재하는 스마트폰 특성상 발화사고 가능성을 피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노력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