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의원 등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주회사로 강제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물산 주가는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개편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24일 삼성물산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4.36%(7천 원) 오른 16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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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날 채이배 의원 등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물산의 경우 지주회사로 강제로 전환하는 이슈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공정거래법상 개정안은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위한 지주회사 판단 요건 및 자회사 최소 지분율 등 행위요건 등 변경‧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21일 발의됐다.
정 연구원은 이 개정안이 통과될지 단언할 수 없으나 내년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논의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대그룹들은 입법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고 특히 일부 회사는 의도와 무관하게 지주회사 전환이 강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강제 전환 가능성이 주목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이 1천억 원 이상이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가 자산총액의 50% 이상의 요건을 충족하면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 주식가액 합계 대상이 기존에는 자회사였던 것이 계열회사로 확장되며 가치평가 기준도 종래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된다.
이 과정에서 지주회사로 전환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지주회사 체제로 강제편입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현재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설립, 전환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전환의도 유무와 관계없이 지주회사 전환이 강제될 수 있는 사안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현재 자산총액은 6월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약 32조8천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상장사인 삼성전자 4.3%, 삼성생명 19.3%, 삼성SDS 17.1%를, 비상장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3.4% 지분을 보유했다. 이 계열사들의 지분가액을 합하면 공정가액이 총 22조8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파악된다.
개정안 기준에 따라 계열사 지분가액 합계를 자산총액으로 나눈 지주비율이 약 68.6%에 이르러 지주회사 전환이 강제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정 연구원은 본 것이다.
삼성물산이 일반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융사 지분보유가 허용되지 않고 있는 만큼 삼성생명 지분 19.3%를 해소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 비금융 자회사에 대한 지분요건이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으로 상향되는 만큼 이 회사들의 지분율도 늘려야 한다.
정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삼성그룹 역시 개정안 통과 여부 가능성을 살피는 것은 물론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강제전환에 따라 초래되는 지배구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사전적으로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시행할 유인이 높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