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7 시리즈에 최초로 인텔이 공급하는 통신모뎀칩을 탑재했는데 퀄컴이 공급한 통신칩과 성능이 크게 차이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전에 삼성전자와 TSMC가 아이폰6S에서 겪었던 반도체 성능격차 논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면서 애플의 선택에 글로벌 부품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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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1일 “애플이 통신칩 공급사를 다변화하기로 한 결정은 위험한 선택이었다”며 “일부 아이폰7 사용자가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받아 불만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이전작인 아이폰6S까지 퀄컴의 통신모뎀칩을 단독으로 공급받아 사용해왔는데 올해 아이폰7부터 일부 국가와 특성 통신사에 판매하는 제품에 인텔의 통신칩을 새로 공급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텔의 통신칩 성능이 퀄컴보다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실험기관 셀룰러인사이츠에 따르면 아이폰7에 적용된 인텔의 통신칩 성능은 일반적인 LTE환경에서 퀄컴보다 3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호가 약할 때 성능차이는 75%까지 벌어진다.
통신모뎀칩은 스마트폰에 탑재돼 이통사의 통신서비스에 연결하는 시스템반도체다. 성능이 낮을 경우 인터넷 연결과 파일 다운로드속도가 떨어져 사용자가 불편을 겪는다.
포브스는 “인텔 제품을 탑재한 아이폰7 사용자들은 같은 가격을 내고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받았다며 불만을 보이고 있다”며 “품질완벽을 추구하는 애플의 자존심에 먹칠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셀룰러인사이츠는 “통신기능은 모바일기기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라며 “애플이 모뎀칩 공급사를 다변화한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분명한 오점을 남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출시 모델에 퀄컴 모뎀이 탑재되고 한국 등 이외 국가 출시 모델에 인텔 모뎀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판매량이 높은 국가의 소비자들만 특혜를 본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S의 AP(모바일프로세서) ‘A9’ 위탁생산업체를 삼성전자와 대만 TSMC로 나누어 공급받을 때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한 AP 탑재모델이 TSMC의 AP 탑재모델보다 전력효율 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며 일부 사용자가 교환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커졌다.
애플이 이후 삼성전자와 TSMC의 AP 탑재모델 배터리 성능차이가 2~3%에 불과하다며 여론을 잠재웠지만 올해도 비슷한 논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애플은 논란 확대를 막기 위해 아이폰7의 AP 위탁생산을 모두 TSMC에 맡겼다. 이처럼 통신칩을 포함해 메모리와 카메라모듈 등 부품을 단일업체에서 공급받는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나온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애플의 주력부품공급업체로 자리잡은 기업들이 공급비중을 늘리며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포브스는 “애플은 그동안 여러 부품업체를 경쟁시켜 가격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서는 전략을 이어왔다”며 “제품의 성능차이에 따른 논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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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아이폰7에 탑재되는 부품들. <아이픽스잇> |
애플은 현재 LG이노텍에서 단독공급하는 아이폰7플러스의 듀얼카메라를 대만업체로 다변화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처음 공급받는 올레드패널의 거래선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메라와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애플이 부품공급사 다변화 전략을 바꿀 경우 부품업체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삼성전자도 낸드플래시기술에서 앞선만큼 부품공급에서 도시바와 샌디스크 등 경쟁업체를 따돌릴 수 있다. 실험기관 언박스테라피에 따르면 서로 다른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아이폰7 사이 처리속도는 최대 8배까지 차이를 보였다.
전자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인텔과 퀄컴 모뎀칩 성능차이 논란은 애플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집중해 공급사를 다변화한 전략이 낳은 불행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