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갤럭시노트7 사태 여파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떨어지자 삼성전자의 주식 매수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삼성전자가 갤러시노트7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11일부터 14일까지 4일 동안 1403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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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삼성전자가 갤러시노트7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11일부터 14일까지 4일 동안 1403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사진은 미국에서 1차 리콜 뒤 발화한 갤럭시노트7. |
특히 삼성전자가 단종을 결정한 12일에는 758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연기금의 올해 최대 순매수액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사상 최고가인 170만 원대에서 150만 원 초반대까지 급락하자 연기금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연기금의 투자행태는 다른 투자자들과 대비된다.
연기금처럼 중장기 투자자로 분류되는 투자신탁업계는 11일부터 100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에 삼성전자 주식 6132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연기금과 갤럭시노트7에 대한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주가는 갤럭시노트7 생산을 일시 중단한 10일에 1.52% 떨어진 뒤 판매중단을 발표한 11일에는 8.04% 급락했다. 그러나 그 뒤 반등에 성공해 13일 1.43%, 14일 1.28%씩 올랐다.
연기금이 전통적으로 4분기에 순매수하는 주식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하방 지지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기금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국민연금의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목표 비중은 20% 수준인데 국민연금이 이 비중을 채우려면 국내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삼성전자 등 핵심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연기금의 최종 투자 성적표는 미리 단정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3년 동안 강력한 저항선으로 인식됐던 150만 원 내외는 앞으로 지지선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는 150~170만 원 박스권에서 움질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관련된 실적은 이미 최고점에 이르렀다”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가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