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 ‘빅3’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배 사장은 취임 2년3개월여 만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사업을 눈에 띄게 키우면서 3위 KB자산운용을 바짝 뒤쫓고 있다.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2년 2개월여 만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을 6%대로 높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
27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3일 기준 국내 ETF시장 순자산총액이 8조79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이 48.5% 늘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6%로 올라섰다. 3위인 KB자산운용(7.6%)과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2023년 말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4.8%)은 KB자산운용(8.0%)과 점유율이 3.2%포인트 차이났는데 절반(1.6%포인트)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3년에도 ETF 순자산이 9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ETF시장 성장률 54.2%와 비교해 2배 가량 가파르게 늘었다.
국내 ETF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8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중견, 중소 운용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신한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23일 기준 시장 점유율이 모두 2%대로 5~7위 중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 사장 취임 첫 해인 2022년 말(3.88%)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ETF 시장 점유율을 2%포인트 넘게 높였다. 또 업계 5위인 신한자산운용(4조1776억 원, 2.8%)과 순자산 규모를 2배 이상 벌리면서 빅3로 가는 길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배 사장의 역량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 사장은 2002년 삼성자산운용에서 일할 때 국내 첫 ETF 상품을 출시해 ‘국내 ETF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 뒤로도 아시아 최초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상품을 출시하는 등 국내 ETF시장을 선두에서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배 사장은 2021년 말까지 20년 넘게 삼성자산운용에서 일하다 2022년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올랐는데 취임 때부터 ETF를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ETF를 앞세워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큰 기업(Big Company)을 넘어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 사장은 취임 첫 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브랜드부터 바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4년 동안 ETF 브랜드 ‘KINDEX’를 쓰고 있었는데 2022년 9월 ‘ACE’로 브랜드를 재정비했다.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3월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ACE 반도체 기자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배 사장은 당시 ACE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만들기 위한 기본적 출발점은 ETF의 성공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를 최고의 에이스이자 최고의 고객 전문가로 만들기 위해 ETF 브랜드 이름을 ACE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에는 2차전지, 인공지능(AI) 반도체, 미국 장기국채 등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영역에서 ACE 브랜드의 확실한 인기상품들을 만들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들어서도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ETF컨설팅본부로 바꾸고 본부 산하 마케팅부서를 2개 부서로 확대개편하면서 시장 경쟁을 위한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고 있다.
배 사장은 2023년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 상장 기자간담회, 올해 3월 '2024 ACE 반도체 기자간담회' 등에도 직접 참여해 시장, 투자자와 소통을 늘리면서 ACE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시장에서 인하우스 리서치를 토대로 중장기 성장테마를 발굴해 최신 시장 트렌드에 맞춘 상품으로 출시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며 “앞으로도 ETF 사업에서 차별화한 상품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앞서가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