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회복에도 건전성 관리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환경 속 조달비용 증가가 예정된 가운데 연체율도 악화하고 있어서다.
▲ 카드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냈음에도 건전성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사진은 카드플레이트. <여신금융협회> |
7일까지 1분기 실적발표를 마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 실적을 분석한 결과 1분기 합산 순이익은 58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27% 늘었다.
하나카드는 1분기 순이익으로 535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164.9% 늘어난 것으로 카드사 5곳 가운데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은 69.6%, 삼성카드는 22.3%, 신한카드는 11.0% 증가했다.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우리카드 한 곳뿐이다.
지난해 전업카드사 8곳 가운데 7곳이 2022년보다 줄어든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순이익 회복세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카드사들이 내실경영 기조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분기보다 판관비를 절감했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1분기 판관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었나 영업수익 증가폭이 이를 웃돌았다. 영업체력을 키우면서도 비용 관리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처럼 실적이 회복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카드사의 주요 비용인 조달비용과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 줄었던 기저효과로 올해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올해 조달비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올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차환 발행하면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일 기준 여전채 3년물(AA, 무보증, 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3.906%다.
▲ 사진은 가게에 붙어있는 카드사 로고 스티커. <연합뉴스> |
반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 평균 금리는 3.05%로 1%포인트 가까이 낮다. 더군다나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1~2%대 금리로 발행됐다.
실제로 이번 1분기 이자비용을 공개한 신한·삼성·KB국민카드의 이자비용은 569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8% 늘었다.
악화하는 연체율도 문제로 꼽힌다. 카드업계에서 연체율은 대손비용이라는 수익성 문제로 이어진다.
5개 카드사의 1분기 말 기준 연체율 평균은 1.4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연체율 평균인 1.31%보다 0.16%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하나카드의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94%로 나타나 2%에 육박하기도 했다.
카드업계에서 연체율 2%를 '마의 연체율'이라고 부른다. 연체율이 2%를 넘기면 위험수준이라는 의미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