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민회 CJCGV 대표이사의 해외사업 효율화 작업이 효과를 볼지 관심이 모인다.

허 대표는 2021년 대표이사를 맡은 뒤 CJCGV의 해외 사업지역의 상영관 수를 줄이고 지역에서 가격을 인상하는 등 사업 효율화에 매달렸다. 해외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국내 극장가 흥행 여부에 따른 CJCGV의 실적변동 위험도 분산되고 있다.
  
CJCGV 흥행작 부재에도 1분기 흑자 추정, 허민회 해외 '선택과 집중'의 효과

허민회 CJCGV 대표이사는 2021년도 임원인사로 CJCGV를 맡은 이후 사업효율화를 추진하며 해외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24일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CJCGV가 국내 흥행작에 부재에도 해외사업의 선전으로 1분기 영업손익이 흑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Fn가이드에 따르면 CJCGV의 1분기 연결기준 실적 기대치는 매출 4157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이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1894억 원 영업손실 48억 원으로 국내 사업법인이 적자를 지속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CJCGV는 한국에서는 연초 흥행콘텐츠가 부족했고 저조한 스크린 광고 수익으로 적자를 전망한다”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흥행작이 나와 좋은 실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전체 영화관의 관객은 3091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는 늘었지만 2019년 같은 기간(5507만 명)의 56.1%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1분기 두각을 나타낸 CJCGV의 해외사업 지역들이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설연휴(2월8일~14일) 개봉한 영화 ‘마이’가 베트남 역사상 최다 관객 수를 달성했다. CJENM이 베트남 현지 제작사와 협업해 제작한 이 영화는 베트남 전체 흥행수입이 2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CJCGV는 베트남 영화관 시장에서 점유율(2023년 기준) 49%인 1위 사업자다. 마이의 흥행으로 많은 흥행수입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내 흥행작인 파묘는 베트남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사상 최다 관객을 달성했다. 파묘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개봉한 파묘는 3월31일까지 관객 수는 223만 명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1분기 현지 영화 약진이 두드러지며 극장산업이 회복하고 있다. 

2월 초 개봉한 영화 ‘아각 랭(Agak Laen)’은 3월 말에 관객 수 900만을 넘기며 인도네시아 박소오피스 사상 2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됐다. 

이밖에도 '페만디 제나자', '블러디 트레인' 등의 현지 영화가 각각 관객수 100만을 넘었고 파묘도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해 관객 수 230만 명을 달성했다. 

CJCGV의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은 17%로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인도네시아 법인의 2023년 영업이익률은 12.1%로 5개의 진출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CJCGV 흥행작 부재에도 1분기 흑자 추정, 허민회 해외 '선택과 집중'의 효과

▲ 1분기 베트남 박스오피스 사상 최다관객을 동원한 영화 '마이'(왼쪽)와 인도네시아에서 두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아각 랭(AGAK LAEN)'

허 대표는 2021년도 CJ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CJCGV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꾸준히 CJCGV의 해외법인 수익성 개선 작업에 매달려왔다.

중국과 튀르키예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지점을 폐업해 임차비용을 줄여 나갔다. 베트남, 인도네시아등 영화시장이 성장 중인 지역에서는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곳에 신규 지점을 개설하고 티켓 가격이 높은 특별관을 진출시켰다.

2020년 말 대비 2023년 말 지역별 CJCGV 지점 수를 살펴보면 중국은 148개에서 126개로, 튀르키예는 107개에서 85개로 각각 줄었다. 베트남 81곳에서 82곳으로, 인도네시아가 68개에서 74개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성과가 저조한 지역에서는 사업을 완전히 접기도 했다. 

CJCGV는 2023년 4분기 미얀마 법인을 청산을 완료하면서 미얀마 현지사업을 완전 접었다. 2014년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진출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군부쿠데타로 정세가 불안정해 적자가 쌓여서다.

CJCGV는 국내를 포함해 6개 국에서 영화관 사업을 하며 흥행부진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

2023년 기준 CJCGV는 해외사업에서 매출의 44.8%를, 영업이익의 49.5%를 각각 거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매출 비중은 1.8% 포인트, 영업이익 비중은 9.9%포인트씩 높아졌다.

CJCGV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코로나19가 퍼지는 동안 운영효율화, 디지털 전환 투자에 힘써왔다”며 “특히 해외사업의 회복속도가 빠른 점이 고무적인데 국내 사업회복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