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그룹 임원진이 연이어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금융주에 분 '기업 밸류업' 열풍 수혜를 상대적으로 크게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책임경영 의지가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신한금융지주 임원진이 릴레이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 의지를 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박현주 부사장 등 신한금융지주 임원진 6명(최고경영자 제외)은 4월 들어 전날까지 자사주 5700주를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1년 내내 임원 2명이 자사주 4천 주 매입하는 데 그쳤는데 크게 늘어났다.
지주 임원진이 4월 이전에는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다가 4월 이후 집중 매수한 점도 특징이다.
4월 신한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지분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4월17일 신한금융 주식 5천 주를 사들였다. 비슷한 시기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도 각각 2500주와 2550주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공시의무가 없는 은행 부행장 등을 더하면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더 클 것”이라며 “경영진이 투자자들에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등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신한금융 주가도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 배경으로 보고 있다.
금융주 주가는 올해 들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크게 올랐는데 신한금융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신한금융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7.85%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과 KB금융 주가는 각각 30.1%와 27.36% 올랐다. 우리금융 주가도 8.62% 상승해 신한금융 주가는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적게 올랐다.
주가의 부담 요인으로 꼽혔던 사모펀드의 오버행(잠재적 주식매도 물량) 부담이 일정 부분 해소된 만큼 향후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달 어피니티와 베어링 PEA, IMM PE 등이 일부 지분을 장내 매도했고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신한금융 지분 모두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팔았다.
4월 들어 총선 이후 사그라졌던 기업 밸류업 기대감도 다시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은 5월 구체적 정책 방안 발표를 앞두고 앞다퉈 기업 밸류업 정책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 국민연금도 2월23일 이후 3월 말까지 약 한 달 동안 신한금융 지분 128만7146주(0.30%)를 사들여 시장 기대감을 더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속해서 주주가치 강화를 주요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진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주요 경영과제 가운데 하나로 ‘주주가치 제고’를 제시하며 “신한금융은 배당금 확대와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관성 있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환원율을 계속해서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