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 조정을 늦췄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요 은행 8곳의 최근 5년 동안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신용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가장 늦게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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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이 알려지기 전부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췄다.
시중은행들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대우조선해양에 꾸준히 A~AAA 수준의 신용도를 매겨왔는데 2015년 일제히 B~BBB 수준으로 신용등급을 낮췄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2012년~2014년에 대우조선해양에게 A와 A-의 신용등급을 부여한 데 이어 2015년 정기 신용평가에서도 A-를 유지했다.
산업은행은 2015년 7월에서야 수시 신용평가를 벌여 BBB-로 신용등급을 낮춘 뒤 12월 수시평가에서 다시 BB로 하향조정했다.
은행들은 보통 결산이 끝난 5~7월에 신용평가를 벌인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이 처음 알려진 것이 지난해 7월인 점을 감안하면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드러나기 전부터 위험이 있음을 신용평가에 미리 반영했지만 산업은행만 소극적으로 대응한 셈이다.
올해에도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C~CCC 등급으로 떨어뜨렸지만 산업은행은 정기 신용평가에서 BB-를 매긴 뒤 8월 수시평가에서야 CCC등급을 매겼다.
민병두 의원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천억 원 지원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면 신용등급을 하락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위험한 수준으로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면 그에 따른 여신회수와 대출제한 등 후폭풍이 두려워 등급을 유지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