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한미약품 롤러코스터 공시 사태와 관련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가능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계약체결 등 호재를 공시한 뒤 연달아 기술수출 계약해지를 공시해 주가가 출렁인 것과 관련해 한국거래소가 내부자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
|
|
▲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이 2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공시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한미약품이 악재를 공시하기 전인 장 개시 30분 동안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거나 공매도를 걸어 부당이익을 챙긴 세력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 주식의 공매도량은 9월30일에 10만4327주를 기록해 한미약품이 상장된 2010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올해 평균 공매도량인 4850주를 훨씬 웃돈 것이다.
한미약품은 제넨텍과 1조 원 규모의 표적항암제 기술수출계약을 맺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주가는 다음날인 9월30일 개장 초반에 5% 대의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이날 장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9시29분에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항암제 기술수출에 관한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갑작스러운 악재공시에 따라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한미약품 주가는 9월30일 전일보다 18.06% 급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 한미약품 주식을 매입했던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봤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2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공시가 지연됐을 뿐 다른 의도가 있던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이때까지 공시와 관련한 의혹을 수차례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미약품 연구원은 최근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한미약품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여 수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85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했다고 호재성 공시를 발표했다가 당일 오후에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공시해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