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대주주를 대상으로 배당세 감면을 논의하는 가운데 금융주 가운데서는 삼성생명, 키움증권 등이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배당세가 낮아지면 대주주는 배당 확대 유인이 커질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삼성생명, 키움증권 등이 대주주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금 낮아지면 배당 늘릴 금융 대주주는, 삼성생명 키움증권 이유 있는 '1순위'

▲ 배당세가 낮아지면 키움증권 등 대주주 지분이 높은 금융주들이 주주환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금융주 지수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마감했다.

정부가 올해 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 금융주는 큰 수혜를 보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밸류업 열기가 다소 식은 점, 금융주들의 배당락일 등이 겹치며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밸류업에 대한 관심이 재차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대주주의 배당세 감면 방안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자본시장 선진화 전문가 간담회’에서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 주주들의 배당소득세를 경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배당소득은 이자소득과 함께 금융소득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다.

금융소득은 2천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로 편입돼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과표구간에 따라 세율이 오르는데 최고 구간인 10억 원 초과에선 세율이 45%에 이른다. 

2022년 기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의 금융소득 가운데 배당소득의 비중은 8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규모의 배당금을 받는 대주주들은 대부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 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 입장에서도 배당금은 늘어나야 이득이지만 높은 세율로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는 이미 오랫 동안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로 지목돼 왔는데 이를 정부가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한 세부안은 올해 5월 발표되는 것으로 예고됐다.

현재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여부는 기업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결국 기업의 배당 결정권은 대주주가 지니고 있다.

따라서 배당소득세 감면이 이뤄지면 대주주가 배당을 늘려야 할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는 기업들의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세금 낮아지면 배당 늘릴 금융 대주주는, 삼성생명 키움증권 이유 있는 '1순위'

▲ 기획재정부는 배당을 늘린 기업들에게 배당세를 경감하는 방안을 오는 5월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기업으론 우선 삼성생명이 꼽힌다. 

삼성생명 대주주인 삼성일가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 총액은 약 12조 원으로 연부연납을 통해 2021~2026년 동안 총 6번에 걸쳐 납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앞으로 6조 원 가량을 더 납부해야 하는데 삼성일가는 배당, 주식담보대출, 지분매각 등을 활용해 재원을 확보해 왔다.

배당소득세 경감이 이뤄지면 이 가운데 배당확대를 주 창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키움증권의 실직적 지배기업의 대주주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도 2021년 다우데이타 주식 120만 주를 증여받아 134억 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미 13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증여세 연부연납을 진행하고 있는 김 대표 입장에선 향후 배당소득세가 경감되면 키움증권의 배당을 추가적으로 늘릴 유인이 큰 것이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세 경감이 이뤄진다면 대주주의 주주환원 확대 의지를 저해해 온 요인을 해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배구조상 주주환원 의지는 컸으나 높은 세금 부담으로 적극적 주주환원을 하지 못했던 기업이 주주환원을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