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12년 만에 민주노총 재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노조 소식지를 통해 “금속 산별노조로 조직전환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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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노조는 “현재 벌어지는 구조조정이 현대중공업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고 무노조 전략을 겨냥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가입을 실무적인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는 과정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민주노총 재가입 추진은 지난해 출범한 조선업종노조연대가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해 6월 출범했다. 국내 조선사 노조들은 대규모 적자를 낸 조선사의 구조조정이 가시화하자 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선업종노조연대를 만들었다.
조선업종노조연대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를 포함해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모두 8개 회사가 속해 있다.
그러나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정보공유나 공동행동 지침을 내리는 등 느슨한 수준의 연대활동에 그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가 28일 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에 맞춰 공동파업을 벌였지만 현대중공업 노조와 STX조선해양 노조만 파업에 참가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04년부터 독자 노조로 꾸려져 왔다.
금속노조는 2004년 9월 현대중공업 노조가 하청업체 직원의 분신사건과 관련해 반조직적 행위를 했다며 현대중공업 노조를 제명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조는 제명되기 전부터 금속노조에 납부하던 연맹비를 8개월 동안 연체하고 각종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는 등 사실상 탈퇴수순을 밟아왔다. 당시 조선업종이 호황기를 맞은 만큼 상급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3년까지 19년 연속 무분규 노사협상 타결을 기록했지만 2014년 강성노조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 노조 집행부도 강성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에 재가입하기까지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이른 시기에 재가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에 재가입하려면 전체 조합원 1만5천여 명이 투표해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직원 평균 연령이 45세로 중장년층이 많다"며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만큼 투표 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