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은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부품 사업이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주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전장 사업 성장세를 굳히기 위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성장동력으로 앞세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LG전자 > |
19일 LG전자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지난해 생산설비 평균 가동률이 100.3%에 달했다. 회사가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설비 생산능력보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사실상 공장이 풀 가동된 것이다.
지난해 VS사업본부의 평균 가동률은 전년(89.9%)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이는 VS사업본부의 생산능력이 3576만7천 대에서 3895만3천 대로 확대됐음에도 달성한 성과다.
높아진 공장 가동률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VS사업본부는 생산설비 규모를 지속 확장하고 있는데도, 누적 전장 수주잔고는 2020년 55조 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3년 말 90조 원대 중반에 달한다.
VS사업본부의 매출은 실적 공시를 시작한 2015년부터 8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사업본부 매출은 지난해에도 10조14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성장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VS사업본부의 매출은 올해도 준수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VS사업본부 매출이 올해 11조4910억 원 수준으로 1조3천억 원 넘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LG전자 올해 전체 매출 증가 전망치(약 2조5천억 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조 사장은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목표로 내걸었는데, 매출 목표 달성에 VS사업본부가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비전 발표 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별도기준으로 LG전자 매출 100조 원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목표는 2023년 별도 기준 매출 65조 원에서 50% 넘게 증가한 것이다.
조 사장이 2030년 목표 매출로 잡은 100조 원 가운데 VS사업본부에 할당된 몫은 20조 원으로 2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VS사업본부가 LG전자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별도기준)도 2023년 15.6%에서 2030년 5%포인트 증가하게 된다.
▲ LG전자의 전장 부품으로 구성된 콘셉트카 '알파블'의 내부 모습. < LG전자 > |
조 사장은 2021년 말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전장 사업에 적극 투자해왔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LG전자가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던 가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전장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2021년에는 세계 3위 차량부품 기업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구동부품과 전력 변환 장치 등을 제조하는 전장 자회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VS사업본부는 2013년 출범 약 10년만인 2022년 영업이익 1696억 원을 내고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조 사장은 LG마그나 생산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LG마그나의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 부품 공장이 양산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연면적 2만5천 제곱미터(㎡) 규모로, 북미 전기차에 들어가는 구동모터와 인버터 등을 생산한다.
LG마그나는 유럽 공략을 위해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시에도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세운다. 2025년까지 연면적 2만6천 제곱미터 규모 공장을 구축하고,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전장 부품을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