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4-03-11 12: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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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원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0.46%포인트 상승한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11일 ‘환율 변동이 국내 제조업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원화 가치 절하가 국내 제조업의 기업 성과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 국책 연구기관 산업연구원(KIET)은 원화가치 10% 하락했을 때,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0.46%포인트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기업 성과의 개선 효과가 소재부품 산업군에서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기업의 영업이익률에 미치는 효과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과 기업의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여부 등을 고려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년 2월 기준 한국 정책 금리는 3.5%로 미국 정책 금리 5.5%를 기준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은 2%포인트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주요국의 금리정책도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금리 변동으로 인해 원화 가치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어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제조업 기업의 수출입 의존도를 고려했을 때, 원화의 가치가 10% 하락하면 영업이익률은 평균 0.46%포인트, 노동생산성은 0.8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수출제품의 가격 하락, 가격경쟁력 개선 등으로 인한 매출효과가 수입 중간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효과보다 크기 때문이다.
제조업 내 산업군을 기계장비, 소재부품, 정보통신기술(ICT)로 재분류하여 환율변동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원화의 가치가 10% 하락했을 때 소재부품 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42%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ICT 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1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수입재의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에 기인한 기업의 수익성 악화 효과가 ICT 산업군 기업에만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이 주요인으로 보인다.
대규모 기업집단은 원화 가치 하락에 대한 매출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은 반면, 수입비용 상승에 따른 비용효과가 영업이익률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수출전략이 점차 가격경쟁에서 기술경쟁으로 변화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했을 때 제품의 수출가격 하락을 통한 매출 증대와 같은 매출효과가 사라졌음을 시사한다.
산업연구원 측은 “대규모기업집단 소속기업은 원화 가치가 하락할 때 중간재 수입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유의하게 받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는 기업집단이 자체적으로 환율변동의 영향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환율의 급격한 상승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당히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