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8일 서울 종로구에서 5대 재벌 경제력 집중 및 부동산 자산 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경실련>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 등 국내 5대 재벌그룹이 보유한 토자자산의 장부가액이 15년 새 3배가량 늘어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5대 재벌그룹의 총자산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이 이날 발표한 분석 결과는 전자공시시스템에서 2007∼2022년 공시내용상 토지·투자부동산 장부가액,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총자산·매출액 등을 조사해 나왔다.
5대 재벌그룹의 토지자산 장부가액은 2007년 24조2천여억 원에서 2022년 약 71조7천억 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현대차그룹이 2022년 기준 25조5천억 원으로 가장 많은 토지자산을 보유했다. 롯데, 삼성, SK, LG가 뒤를 이었다.
비영업용으로 보유하는 투자부동산은 2012년 9조9천억 원에서 17조7천억 원 수준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5대 재벌그룹의 투자부동산 가액 순위는 롯데·삼성·SK·LG·현대차 그룹 순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을 포함해 2022년 기준 5대 재벌의 총자산은 1324조8천억 원으로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 2161조7천억 원의 61%로 집계됐다.
2007년 당시 5대 재벌 총자산은 350조2천억 원으로 GPD 대비로는 32%였다. 15년 새 총자산 규모는 약 3.8배 늘었고 GPD 대비 비율로는 2배 높아진 것이다.
총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 973조6천억 원으로 GDP의 45%를 차지했다. 매출액 역시 2007년 395조8천억 원(GDP 대비 36%)의 약 2.5배가 됐다.
경실련은 "재벌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혁신을 통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보다는 자금력을 활용한 인수·합병(M&A), 토지자산 증식 등을 통한 몸집 불리기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벌들의 과도한 부동산 보유는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 지대추구, 토지를 이용한 분양수익, 임대수익 등으로 생산활동보다 손쉬운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해소 등을 위한 출자구조 개혁,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같은 근본적인 재벌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며 "4월 총선에서도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할 수 있는 공약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