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대규모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 내에서 구동할 수 있는 AI 스마트폰이 AI 서비스 확대의 '트리거'로 부상하는 가운데 전력 소모가 많은 자체 AI 기능을 원활히 구현하기 위해선 스마트폰의 배터리 성능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AI 스마트폰 내부 부품 가운데 가장 핵심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전력효율이 앞으로 모바일 AP 시장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하는 자체 개발 AP '엑시노스'의 전력효율 개선 문제가 시급한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AI폰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퀄컴의 AP(스냅드래곤)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AP(엑시노스)가 각각 탑재되고 있는데, 삼성 엑시노스 AP가 상대적으로 퀄컴 AP에 비해 전력효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갤럭시S23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 엑시노스 AP는 발열 문제 등으로 곤혹을 치렀는데, 이번엔 전력효율 문제가 불거지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AP 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스마트폰 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비롯한 현재 주류 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은 3000~6000밀리암페어(mAh) 수준이다.
이같은 배터리 용량은 앞으로 출시될 더 고도화한 AI 스마트폰을 구동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제조사 에노빅스의 최고경영자(CEO) 라즈 탈루리는 지난 21일 블로그를 통해 “스테이블 디퓨전이라는 인기 있는 AI 프로그램을 지원하려면 현재보다 50% 더 많은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티리아스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AI 기능이 부가되면서 오는 2028년 총 전력 사용량이 올해보다 48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더딘 성능 개선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P의 전력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대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큰폭의 성능 개선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긴 하지마, 전고체 배터리 양산시점은 일러도 오는 2027년이나 돼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2400’은 전력효율이 경쟁사 AP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IT전문매체 노트북체크는 팁스터(IT 정보유출자) 골든리뷰어를 인용해 “엑시노스2400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와 비교해 전력효율이 떨어진다”고 보도했다.
골든리뷰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엑시노스2400 빅코어의 전력효율은 8.78로, 미국 퀄컴사의 AP '스냅드래곤8 3세대'(11.05)와 대만 미디어텍의 AP '디멘시티9300'(14.77)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드코어 테스트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빅코어는 모바일 AP의 높은 부하 연산을, 미드코어는 상대적으로 낮은 부하의 연산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