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CD TV패널의 업황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중국과 대만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수혜를 독점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LG디스플레이가 신사업인 올레드패널의 실적기여를 앞당겨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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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6일 “패널업황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매출 6조1천억 원, 영업이익 2795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가 기존에 내놓은 전망치보다 영업이익이 32.7% 줄어든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8월 세계 LCD TV패널 출하량은 2361만 장으로 역대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글로벌 TV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업체들이 패널주문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위츠뷰는 대만 이노룩스와 중국 차이나스타 등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가 이런 시장변화에 가장 큰 수혜를 봤다고 분석했다.
중화권업체들은 중국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LCD패널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투자에 집중하며 LCD에 추가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패널가격 상승으로 입은 수혜는 중국업체들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불리한 흐름이 이어지며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노룩스는 8월 TV패널 출하량을 전월보다 9%, 차이나스타는 7.5% 늘리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체 TV패널시장 성장률이 3.6%인 것과 비교하면 성장폭이 매우 크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TV패널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6.6% 줄어드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중국 BOE와 차이나스타가 10세대 이상의 대형 LCD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공급과잉현상을 이끌어 실적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의 급성장에 따른 악영향이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되고 있어 LG디스플레이가 LCD TV패널에 의존을 낮추는 체질개선에 더 속도를 내야 할 이유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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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파주의 LG디스플레이 패널공장. |
LG디스플레이는 TV패널에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의존하고 있다. 올레드 TV패널의 매출비중이 미미한 만큼 LCD TV패널이 사실상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모바일용 패널의 매출비중은 40%에 가까운데 애플 단일 고객사에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어 위험성이 높다. 애플이 내년부터 아이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면 매출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업체들보다 앞선 기술력을 활용해 차별화할 수 있는 올레드패널의 실적확인을 앞당겨 사업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CD패널에 투자를 줄여 시장성장에 수혜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사업인 올레드마저 이른 시일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실적부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중소형 올레드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리스크’로 꼽힌다”며 “시장진입과 수익성 개선에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