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한화투자증권의 유상증자가 흥행에 성공했다.
여 사장은 앞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운용과 투자금융(IB)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둬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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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 |
한화투자증권은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영업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진행한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물량이 100% 청약 완료됐다고 26일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의 유상증자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은 137.4:1로 나타났다. 165만5406주 모집에 2억2747만5570주가 청약됐다. 우리사주조합의 청약 결과도 100%로 나타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여 사장이 한화투자증권의 실적개선에 자신감을 내보이면서 우리사주 및 일반주주들의 기대감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 사장은 유상증자를 앞두고 “주가연계증권(ELS) 운용과 리스크관리부문에서 전문인력 확보, 조직정비, 시스템 보완 등 필요한 조치를 모두 마쳤다”며 “앞으로 시장변동에 따라 과거와 같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 사장은 기존의 주가연계증권 운용 등에 따른 평가손실도 상반기에 모두 반영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시기의 부실을 모두 털어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적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6월 말 250.3%에서 399.1%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투자증권의 유상증자 성공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NICE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은 본원적인 영업력 정상화와 위기관리 강화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높은 손익변동성과 실적 저하에 따른 자본관리 불안정성 문제는 여전히 부담 요인일 것”이라며 “약화된 시장지위와 저하된 수익성이 유상증자 이후 회복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여 사장은 주가연계증권에 대한 평가방식을 바꾼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미 비슷한 평가방식을 취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들도 지난해 말부터 주가연계증권에서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새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투자금융사업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아직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 사장이 취임한 뒤 추진해온 가구업체 까사미아의 상장 대표주관 사업은 7월 까사미아가 상장을 철회해 기회를 잃어버렸다. 게다가 자문을 맡은 한화첨단소재의 미국 자동차용 부품 제조회사 CSP 인수전에서 한화첨단소재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제외되는 등 투자금융사업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기업공개와 벨레상스서울호텔(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의 주관업무 등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금융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