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오픈AI의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올해도 지속되면서,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판매도 급성장하고 있다.
HBM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주문받은 HBM 물량이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을 넘어섰다. HBM 연간 '완판 행진'은 적어도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빅테크들의 자체 AI(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추세에 따라 견조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4세대 HBM인 HBM3 제품. |
22일 반도체 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세계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테슬라, 구글, 아마존, 메타 등 6개 세계적 빅테크가 모두 자체 AI 반도체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반도체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가 80% 이상의 점유율로 과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당 가격이 1천만 원을 훌쩍 넘는 등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빅테크들이 잇달아 AI 반도체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특히 AI반도체에 반드시 필요한 HBM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앞서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2024년 HBM 공급물량이 모두 완판됐다고 밝혔다.
씨티그룹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HBM 공급 부족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센터는 HBM 수요 대비 공급 비율이 2023년 -13%에서 2025년 -15%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균형에 접어드는 시점은 2027년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빠르게 커지는 수요에 맞춰 HBM 생산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지만, 수요 증가세가 당초 예상치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1월18일 ‘PIM(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설계 연구센터’가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AI-PIM 반도체 워크숍'에서 “HBM 시장 수요 전망치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총 HBM 수요를 10억~12억 GB(기가바이트) 규모로 추산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내놓은 기존 2024년 HBM 수요 전망치인 5억2000 GB의 두 배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