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비전프로 차기작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이 추격에 나서기 충분한 시간을 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비전프로 활용 예시. <애플>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공간 컴퓨터로 정의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후속 제품을 다소 낮은 가격에 출시할 계획을 두고 있지만 시기는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를 비롯한 경쟁사가 비전프로와 유사한 활용성을 갖춘 제품으로 시장 경쟁에 뛰어들기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이 비전프로에 이어 선보일 확장현실 헤드셋 차기작은 적어도 18개월 넘는 기간이 흐른 뒤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첫 모델인 비전프로를 두고 소비자들의 반응이 다소 엇갈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2일 미국에 비전프로를 정식 출시했다. 비전프로는 애플이 아이폰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완전한 새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시장의 기대를 높인 제품이다.
그러나 실제 출시 뒤 하드웨어 완성도와 편의성, 활용성 등을 두고 사용자들의 비판이 이어지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비전프로가 무겁고 인터페이스가 매끄럽지 않아 매일 사용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라는 비평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높은 가격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비전프로가 애플의 첫 확장현실 헤드셋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1세대 하드웨어가 필연적으로 안고 있을 수밖에 없는 단점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의 다른 하드웨어 제품도 초반에는 여러 약점을 안고 있었던 만큼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가격을 낮추고 단점을 일부 개선해 선보일 비전프로 다음 세대 제품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예상대로 비전프로 차기작 출시가 내년 말 또는 그 이후로 미뤄진다면 확장현실 헤드셋 시장에서 애플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경쟁사가 비전프로와 유사한 개념의 확장현실 헤드셋 출시를 목표로 두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현실(VR) 산업 전문지 로드투VR은 “삼성전자가 애플 비전프로에 맞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는 충분하다”며 하드웨어 측면의 장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아직 혼합현실 또는 확장현실(XR) 기기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없지만 디스플레이와 같은 핵심 기술 분야에서 선두주자에 해당하는 만큼 경쟁력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 퀄컴 확장현실 기기용 프로세서 안내 이미지. <퀄컴> |
로드투VR은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강자인 구글, 확장현실 헤드셋용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퀄컴과 협업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경쟁요소에 해당한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제품으로 시장에 일찍 진출한다면 비전프로에 진정한 대항마를 만들어 낼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다만 로드투VR은 삼성전자가 해당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구글이 삼성전자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결국 구글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중국 화웨이도 비전프로와 대결을 목표로 두고 자체 확장현실 기기 개발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WCCF테크는 중국 스마트폰업체 메이주에서 마케팅 총괄로 일하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 헤드셋이 애플 비전프로보다 절반 가까이 가벼운 제품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화웨이가 소니의 4K급 마이크로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활용하고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탑재해 하드웨어 경쟁력 확보에 힘쓸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로드투VR은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도 비전프로와 유사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혼합현실 및 확장현실 헤드셋 시장에서 실제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애플을 비롯한 다수의 경쟁사와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메타 역시 VR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에 확장현실 관련 기능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로드투VR은 “메타는 다수의 게임 콘텐츠, 애플은 자체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무 것도 갖추지 않았다”며 다소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