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캐피탈이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도 다시 한 번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도 큰 폭으로 늘리며 신한금융지주 입장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주고 있다.
▲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고도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신한캐피탈> |
호실적을 이끈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의 신한금융그룹 내 입지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신한캐피탈 공시를 보면 신한캐피탈은 2023년 결산배당금으로 전년보다 67.08% 늘어난 76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금은 신한캐피탈 지분 100%를 보유한 신한금융지주가 전액 수령한다.
배당액 변동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신한캐피탈이 이번 배당액 변동의 이유를 배당성향 상향이라고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끈다. 금액이 아니라 비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해당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한캐피탈은 2023년 배당성향을 25%로 높였다. 15%였던 전년 배당성향보다 10%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배당성향은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이처럼 배당성향을 크게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 실적이 있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부동산 PF 부실화 위험에 따라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2022년보다 0.2% 늘어난 순이익을 시현했다.
순이익이 제자리걸음을 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688.6%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순이익 상승폭은 더욱 크다고 여겨진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이 IB(투자금융) 부문을 강화하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써온 성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2021년부터 사업부문 체질개선을 과제로 안았다.
2020년 신한금융이 사업부문을 재편하면서 캐피털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여겨졌던 리테일(소매금융)사업 자산을 신한카드로 넘기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신한금융지주에서 글로벌 투자금융사업부문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투자금융(GIB)부문 성장을 이끌었던 역량을 발휘해 신한캐피탈의 투자금융 부문도 성장시켰다.
신한캐피탈의 유가증권 영업이익은 2021년 3328억 원에서 2022년 3697억 원, 2023년 563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 성장세에도 기여했다. 신한캐피탈의 영업이익은 2021년 4834억 원, 2022년 5069억 원, 2023년 6553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캐피탈의 호실적이 비은행 강화와 주주환원 확대를 이뤄야하는 신한금융에게 든든한 지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 사장의 그룹 내 입지도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022년보다 6.4% 감소한 순이익을 거뒀으나 주주환원율은 6%포인트 확대한 36%를 제시했다.
▲ 신한캐피탈은 투자금융 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늘리고 있다. <네이버 지도 갈무리> |
신한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을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도 세워둬 금융지주의 주 수익원으로 꼽히는 계열사 배당금 확대가 필요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정 사장은 신한은행에 입사한 뒤 일본 도쿄지점 부지점장,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부장과 신한은행 강남대기업금융센터장, 종합기획부 본부장, 경영기획그룹장을 거쳤다.
2019년 1월 신한금융그룹 글로벌 투자금융사업부문장으로 승진해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의 부사장보를 겸직하다 2021년 1월 신한캐피탈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