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현지시각) 파나마 정부가 채굴 중단을 명령한 파나마 코브레 노천광산. 원래는 캐나다 국적 광물회사 주도로 구리 채굴이 진행되고 있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인류의 천연자원 소비가 2060년까지 크게 늘면서 기후와 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전기차 제조를 위한 채굴이 15년 내로 6배로 늘면서 친환경 전환이 기후 대응 부담을 늘리는 모순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각) 유엔(UN)은 5년 주기로 발간하는 ‘세계 자원 전망(Global Resource Outlook)’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60년까지 세계 천연자원 채굴량이 60%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엔 연구진은 현재 세계 물 스트레스, 생물 다양성 손실 가운데 90%가 천연자원 소모로 발생했다고 봤다. 여기에 온실가스 배출 60%, 환경오염 40%도 자원 소모가 원인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자네즈 포토닉 유럽연합(EU) 과학연구 집행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천연자원을 더 많이 채굴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게 더 빈번하고 더 강력해진 태풍, 가뭄 그 외 이상기후들을 촉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천연자원 채굴은 1970년대와 비교해 4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채굴에 집중됐으나 최근 들어 전기차와 재생에너지를 위한 희귀광물 채굴도 비중이 크게 늘었다.
연구진은 전기차 분야로만 한정해도 향후 15년 내로 주요 소재 확보를 위한 채굴이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분야별로는 현재 건설, 수송 및 인프라 부문에 광물과 양적 생물자원(biomass) 등 자원이 590억 톤, 식량 산업에 236억 톤, 전력과 난방 등 에너지 부문에 61억 톤이 사용되고 있었다.
연구진은 또 고소득 국가들이 저소득 국가들보다 평균적으로 자원을 6배 많이 소모하고 있었고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도 10배 이상 높았다고 분석했다.
포토닉 위원은 “탈탄소화는 경제성장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자원 사용의 디커플링(공급망 분리) 없이는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한 자원을 친환경적으로 조달하고 자원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수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빈집 재활용, 물품 공유제도 등 ‘체계적 자원 효율화(systemic resource efficiency)’를 달성한다면 206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현재와 비교해 최대 80%, 에너지와 소재 부문 자원 수요를 40%, 건설 수요를 3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키아 카타비 벨기에 기후환경부 장관은 가디언을 통해 “자원 채굴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자원 사용량 감축은 인간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항으로 유럽연합은 향후 관련 정책 마련을 통해 순환경제 실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