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비전프로' 실제 사용 경험에 대한 주요 외국언론의 첫 평가가 나왔다. 애플이 공개한 비전프로 활용 예시. <애플>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출시를 앞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헤드셋 형태의 공간 컴퓨터 ‘비전프로’에 대한 주요 외신의 첫 리뷰가 공개됐다. 대체로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비전프로가 일부 콘텐츠를 활용할 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무게나 배터리 용량 등 하드웨어 완성도는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30일 “애플 비전프로는 가장 뛰어난 고화질 TV”라며 “그러나 아직 완성도가 낮고 비싸며 이상하게 생긴 불편한 컴퓨터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기자들은 이날 비전프로 리뷰 기사에 대한 엠바고(보도 제한 지침)가 해제된 데 따라 애플에서 제품을 대여해 실제로 활용해 본 경험과 감상을 전했다.
비전프로를 바라보는 해외언론의 시각은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동영상 시청 경험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우수하다.
워싱턴포스트는 비전프로를 착용했을 때 보이는 화면이 매우 선명하고 또렷하다며 영화를 보거나 웹서핑을 할 때 우수한 사용경험을 느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CNBC는 헤드셋을 착용한 채 화면이 아닌 실제 주변 공간을 둘러볼 때도 큰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다며 몰입감 높은 콘텐츠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비슷한 평가를 내놓으며 큰 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동시에 뛰어난 음향 성능도 실감할 수 있었다며 공상과학 영화 속에 들어간 듯한 기분이라고 전했다.
주변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해 가상 공간의 느낌을 주는 가상현실 기능 이외에 주변 사물과 환경을 보면서 이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관련 기술에도 대체로 좋은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전프로를 착용한 채 요리를 할 때 자동으로 시야에 타이머를 띄워주는 기능을 체험했고 식재료 등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술이 놀랍다고 전했다.
다만 IT전문지 더버지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앱이 부족해 장점을 파악하기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감상을 내놓았다.
애플이 비전프로에 대해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는 업무용 기기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손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능이 정확하지 않고 가상으로 띄워서 활용하는 키보드도 손의 피로도를 높여 장기간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열린 세계개발자 콘퍼런스(WWDC)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비전프로. <연합뉴스> |
비전프로의 무게와 부피, 발열, 배터리 사용시간 등 하드웨어 측면의 요소에는 대체로 주요 외신들의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비전프로를 착용했을 때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고 아이폰보다 무거운 배터리를 별도로 연결해 사용해야만 한다는 점을 비판했다. 배터리 지속시간도 2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전프로 헤드셋 자체도 무게가 상당하고 제품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한 모습으로 보인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IT전문지 씨넷은 비전프로를 휴대하기 위해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케이스가 199달러, 안경 착용자를 위한 렌즈가 149달러로 비싸고 제품 자체 부피도 커 휴대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들은 대부분 비전프로가 1세대 하드웨어 제품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하드웨어 완성도와 같은 측면에서 발전해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의미다.
비전프로는 미국 기준 3499달러(약 467만 원)부터 판매된다. 일반 소비자가 완성도 낮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들이기는 부담이 큰 수준이다.
결국 2월 초 출시되는 비전프로 첫 모델의 수요는 제한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과 메타 등 기업은 소비자들이 일반 안경처럼 보이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제품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이러한 제품이 출시될 때까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CNBC도 비전프로의 가격이 2천 달러 이하로 낮아질 때까지는 소수의 소비자를 위한 제품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전했다.
씨넷은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사들이 뛰어들기 시작하면 앞으로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비전프로는 아직 완성된 제품이라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