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반기에 실적이 부진하고 하반기에 개선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돼 사업안정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취임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전임자인
정호영 전 대표가 강조하던 수주형 사업 확대라는 과제를 넘겨받게 된 셈이다.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수주형 사업 비중을 높인다는 기존 사업 기조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
25일 LG디스플레이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 2조 원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지만, 하반기에는 영업손실 규모를 5천억 원 정도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7분기 만에 20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올해도 상저하고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에 비성수기와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따라 영업손실을,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정 시기에 이익이 몰리는 구조는 기업의 현금흐름과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정 사장은 수주형 사업 비중을 높여 수익구조에 안정성을 더하고 상저하고에 따른 단점을 극복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2023년 4분기 콘퍼런스콜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대형, IT, 모바일 및 차량용 등 올레드(OLED) 사업 영역에서 고객기반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올레드를 비롯한 수주형 사업은 고객과 긴밀한 사전협의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만큼 설비투자와 공급량, 가격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기 사이클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된다.
정 사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탑재되는 올레드 신모델의 적기 개발과 양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 LG디스플레이 > |
정호영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LG디스플레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40% 초반 수준인 수주형 사업비중을 2~3년 안에 7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는데, 정 사장이 이 목표를 이어가게 된 셈이다.
회사 이사회는 2023년 11월 신임 사장으로
정철동 당시 LG이노텍 사장을 내정했다.
정 사장은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한 뒤 약 40년 동안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그룹의 부품·소재 분야 계열사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과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LG디스플레이에서 최고생산책임자(CPO)를 맡던 시절에는 신사업인 대형 올레드 부문에 힘쓰며 관련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정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하며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올레드 중심의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 원가·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