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AI폰 시대를 열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관련 스마트폰 부품사별로 주력 고객사에 따라 수혜를 입는 정도에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인공지능 스마트폰 시대 삼성전기와 LG이노텍과 같은 부품사들은 주력 고객사의 사업확장세에 따라 수혜를 입는 정도에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우선 삼성전기는 계열사로 삼성전자를 두고 있는 만큼 AI폰 훈풍에 올라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공개된 갤럭시S24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실시간 통·번역, 이미지 편집, 메모 요약 기능 등 다채로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며 “이런 장점을 기반으로 갤럭시S24 시리즈의 올해 판매량은 3600만 대에 이르러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의 구동을 돕는 전력제어 소자인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어 사업기회를 넓힐 여지가 많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능이 모바일에 탑재되면서 미세 전력을 제어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욱 높아져 초소형, 고용량 MLCC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에 생성형 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되면서 기존보다 고성능의 신경망처리 반도체(NPU)가 탑재돼 MLCC 등 전자소자 탑재량도 지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계열사인 삼성전자 외에도 중국 스마트폰업체들과 협력을 다각도로 진행해온 만큼 샤오미나 비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AI폰에 힘을 주는 올해부터 사업 외형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올해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가전기기, 고성능 PC에서 인공지능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MLCC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 증권업게에서는 삼성전자가 생성형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S24의 판매를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반면 LG이노텍의 경우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AI 기능을 연구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 있어, 당분간 관련 매출이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 IT매체인 맥루머스는 애플이 음성비서 ‘시리’와 생성형 AI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DB(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맥루머스는 “애플이 생성형 AI 비전을 완전히 완성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플이 구상한 AI 기능을 탑재한 라인업은 2025년이 되어야 만나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애플 분석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연구원은 지난해 8월 애플이 2024년 인공지능 기술을 내놓을 것이라는 징후가 없고 경쟁사보다 현저히 뒤쳐져 있다며 부정적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LG이노텍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데, 애플 의존도가 높아 아이폰 판매에 실적이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2023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애플에 대한 누적매출이 9조9658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매출 13조467억 원의 76%에 달한다.
LG이노텍은 최근 고부가 반도체 기판과 자동차 전장부품 등 성장동력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애플 아이폰 시리즈 판매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애플이 인공지능 외에도 확장현실(XR) 기기와 같은 성장전략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LG이노텍이 실적 개선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확장현실 기기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감안할 때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센서 및 부품 사업의 중요도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LG이노텍의 하방위험은 10% 이내로 제한될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기회요인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