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자구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원장은 4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 일가 자구계획이다”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보면 ‘견리망의(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며 “태영건설은 시공, 시행을 한꺼번에 맡아서 하면서 1조 원 넘는 이익을 얻었고 이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 재산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다운턴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 수분양자, 채권단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하나씩 열거하며 부족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태영건설은 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과 계열사 에코비트 및 블루원 지분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을 자구안으로 내놨다.
이 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과 관련해서는 오너 일가의 급한 일에 소진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블루원 매각에 대해서는) 대주주 일가가 필요한 급한 채무변제에 매각 자금을 먼저 쓰고 남는 돈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에코비트 매각에 대해서는) 건실한 기업이지만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기타 대주주가 있고 단기간 내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며 “현실성 있는 자금 조달 계획이 없다는 채권단의 의구심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TY홀딩스 지분을 활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SBS 지분이 아니더라도 TY홀딩스는 상장법인인 데다 가치평가도 쉽고 오너 지분이 있으니 이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제공, 채무 부담 등은 어떠냐는 채권단의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11일(제1차 채권단 협의회 개최일)이 지나더라도 이 이슈가 계속될 것이라고 누군가가 기대한다면 그건 아닐 거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태영건설 측을 향한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조승리 기자